3월 미국 빅3 자동차 판매
“크라이슬러 내주 파산보호 신청”…GM도 ‘비슷한 절차’ 전망
미국 재무부가 자동차 빅3 중 하나인 크라이슬러에 다음주 파산보호 신청을 준비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국 자동차 산업의 전략적 파산이 가시화하고 있다. 크라이슬러는 자구계획 제출 마감 시한을 일주일 앞두고 있다. 이어 미국 최대 자동차 회사인 제너럴모터스(지엠)도 비슷한 절차를 밟게 될 경우 세계 자동차 업계의 지각변동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미국 언론들은 24일(현지시각) 크라이슬러가 자구계획안 마련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현재 진행중인 채권단, 피아트 등과의 합의 여부에 관계없이 파산보호 절차를 준비중”이라며 전략적 파산을 기정사실화했다. 파산보호 절차에 들어가면, 정부는 운영자금을 지원하게 된다. 크라이슬러의 자산은 피아트와 자동차노조, 재무부, 채권단이 소유하게 되고, 2007년 다임러벤츠로부터 크라이슬러를 70억달러에 사들인 대주주 서버런스캐피탈은 배제된다.
크라이슬러와 전미국자동차노조, 재무부는 파산보호 절차에 들어가더라도 종업원들의 연금과 퇴직자들의 의료보험혜택은 보장한다고 합의한 상태다.
독자생존이 불가능한 크라이슬러의 유일한 생명줄인 이탈리아 자동차 회사 피아트는 크라이슬러가 파산절차에 들어가더라도 제휴협상을 계속하기로 백악관 자동차 태스크포스와 합의했다. 애초 크라이슬러의 지분 35%를 요구했던 피아트는 20%로 참여율을 낮추면서, 지엠의 유럽 자회사인 오펠 인수를 꾀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엠의 파산까지도 염두에 둔 포석이다.
크라이슬러의 전략적 파산이 다음주 실제로 이뤄질 경우 미국 자동차산업 몰락의 분수령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재무부는 지엠의 파산보호에도 대비하고 있어, 크라이슬러의 파산보호 조건은 다음달 이뤄질 수도 있는 지엠 파산보호 절차의 전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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