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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경제

미 경제 ‘최악은 넘겼나’ 반등 신호에 주목

등록 2009-03-15 20:41수정 2009-03-15 22:47

회사채-국채 지표격차 줄어
주택거래 부분적 증가
1월 소매판매 1.8% 상승
“구리값 지난해보다 19%↑…산업생산 활발” 증거
언론들 ‘바닥론’ 일제히 보도…완만한 하락세 기대

미국의 일부 경제 지표가 낙관적 신호를 보이기 시작했다. 과연 경기가 바닥을 쳤는지 논쟁과 더불어 폭락세는 진정된 것이 아닌가 하는 조심스런 희망이 나온다고 지난 주말 미국 주요 언론들이 보도했다.

지난주 미국 증시는 4일 연속 상승 끝에 9%가 치솟았다. 씨티은행과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올 들어 흑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구제불능인 양 내리막을 걷던 제너럴모터스(GM)도 이달엔 추가 지원 없이 정상 운영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미국 상무부가 12일 발표한 소매 판매지수는 1월보다 0.1% 하락하는 데 그쳤다. 시장은 0.5% 하락을 예상하며 마음을 다잡고 있던 터였다. 지난 1월 캘리포니아주에선 주택거래량도 지난해보다 50% 늘어났다.

낙관적 지표는 원자재값과 무역에서도 보인다. 건축·전자·통신 분야의 필수 자재인 구리의 가격은 이달 들어 8.7%, 지난해보다 18.9%가 올랐다. 고철값도 상승세다. 경기 추이를 지켜보던 기업들이 원자재 재고 잉여분을 모두 소진했다는 의미라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14일 전했다. 수요가 줄어들 것이란 전망에 급락하던 유가도 지난 4주 동안 23% 올랐다. 지난해 약 95%가 떨어졌던 벌크선운임지수(BDI)도 오름세다. 해상운임 지표인 이 지수가 오른다는 것은 무역량이 늘어나 선박 부족 현상이 다시 올 수 있다는 신호다.

증시가 ‘바닥을 쳤다’는 전망도 있다. 투자 기대치를 반영하는 증시의 변화는 대개 실물경제의 변동에 다소 선행한다. 지난 3일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 종목의 10년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은 13을 기록했다. 지난 130년간 이 지수의 평균(16.37)보다 아래로 내려선 수치로, 반등할 때가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프랑스계 은행 크레디리요네의 컨설턴트 러셀 내피어는 구리와 회사채, 미국 국채의 가격변동을 근거로 시장이 바닥을 찍었다고 주장한다고 <뉴욕 타임스>가 15일 전했다.

대다수 경제분석가들은 올해 미국 경제가 1분기 연 5%의 가파른 수축을 이어간다는 비관적 전망에 일치하고 있지만, 2분기부터는 수축세가 좀더 완만한 기울기로 진행될 것으로 본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은 전했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올해 말까지 경기후퇴가 끝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면서도 최악은 지나간 것 같다고 말했다. 로런스 서머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은 13일 “7870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이 시작된 이후, 여러 지표들로 보아 미국의 소비 지출이 안정화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은 낙관론의 발목을 붙잡고 있는 지표들이 많다. 증시는 17개월 전에 견주면 아직 반토막 수준이다. 금융권은 여전히 부실자산에 매여 있다. 지엠은 구제금융으로 연명하고 있고 회생 전망도 불투명하다. 이미 8%를 넘어선 실업률은 어디까지 치솟을지 모른다. 지난달 압류주택이 30% 늘어나는 등 주택시장도 전망이 어둡다.

최근 몇 년 ‘제로’(0)에 근접했던 미국인들의 저축률이 3%로 뛰어올랐다. 2차대전 후 좀처럼 줄어들지 않던 미국 사회의 소비가 저축에 ‘잠식’된 것은, 마음껏 쓸 수 있는 돈이 없다는 의미다. 소비가 줄면 기업 수입이 줄고, 결국 임금·고용이 더 줄어든다. 쏟아지는 긍정적 지표가 이 악순환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지 눈과 귀가 쏠린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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