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루마니아 등 디폴트 우려 확산
미·유럽 증시 폭락…환율 7일째 상승세
미·유럽 증시 폭락…환율 7일째 상승세
헝가리 루마니아 등 동유럽 나라들의 무더기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로 세계 금융시장이 크게 술렁이고 있다. 국내외 금융시장의 악재가 겹쳐, 원-달러 환율은 이레째(거래일 기준) 상승세를 이어가며 두 달 반 만의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17일(현지시각) 미국과 유럽 증시에서는 동유럽 국가들의 부도 가능성이 세계 금융위기의 새로운 뇌관으로 떠올랐다.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가 동유럽 쪽에 대출해 준 서방은행들의 신용등급을 낮출 수 있다는 소식이 퍼지면서 유럽 증시가 크게 출렁였다.
동유럽 최대 채권국인 오스트리아의 주가지수인 아테익스(ATX)는 이날 8.62%나 폭락했고, 독일의 닥스(DAX)와 프랑스의 세아세(CAC)40지수도 각각 3.44%, 2.94%씩 떨어졌다. 서유럽 은행들은 동유럽에 약 1조3천억달러의 채권을 지니고 있어, 동유럽이 집단 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지면 막대한 손실을 보게 된다. 미국 뉴욕증시도 은행주들이 무더기로 폭락하는 바람에 다우지수가 전날보다 3.79% 하락한 7552.60을 기록했다.
동유럽발 금융위기의 불안감은 국내 금융시장까지 짓눌렀다. 1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전날보다 달러당 12.5원 오른 1468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원-달러 환율은 7일 만에 무려 6.3%(87원)의 급등세를 이어가며, 지난해 12월5일 1475.50원 이후 두 달 반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환율 급등의 여파로 코스피지수도 사흘 연속 떨어져 지수 1100선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외국인들이 지난 10일 이후 이레 동안 1조1627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해 주가 하락을 주도했다.
정남구 류이근 기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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