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사태·오펙 감산 우려…“바닥 쳤다” 분석도
중동지역의 정정불안으로 국제유가가 나흘 연속 올라 배럴당 50달러대를 넘어섰다.
6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WTI) 원유는 장중 한때 전날보다 배럴당 1.26달러 상승한 50.11달러에 거래됐다. 북해산 브렌트유도 전날보다 1.38달러 오른 51달러에 거래됐다. WTI 가격이 배럴당 50달러를 넘은 것은 지난해 11월28일 이후 처음이다.
최근 유가 상승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면서 주변 중동 산유국의 공급차질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중동지역은 세계 원유 생산의 3분의 1쯤을 담당하고 있다. 여기에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지난달 합의한 감산에 들어갈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것도 유가 상승에 영향을 끼쳤다. 석유수출국기구는 지난달 17일 알제리에서 임시총회를 열고 경기침체로 줄어드는 석유수요에 맞춰 9월 생산대비 하루 420만 배럴의 감산을 결정한 바 있다.
오스트리아 라이페이젠 젠트랄뱅크의 애널리스트인 한네스 록커는 <블룸버그 통신>에 “유가가 이미 저점을 지났다는 신호가 커지고 있다”며 “유가가 배럴당 40달러 밑으로 다시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과 미국이 경쟁적으로 원유비축에 나선 것도 국제유가가 바닥을 쳤다는 인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미국 에너지부는 지난 2일 저유가 기조에 따라 올해 전략비축유를 전량 채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석유 재고량이나 비축 능력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최근 몇 달 동안 전략비축유 수입을 증가시켰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반면, 유가 상승세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교보증권 김지환 애널리스트는 “세계 경기 침체로 수요 위축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 전쟁 이슈로 국제유가가 단기적으로 급등했지만, 현재 수준에서 큰 폭으로 추가 상승하기는 힘들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재명 기자 mi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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