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 금융위기의 파고 속에 공정성과 신뢰성 확보가 핵심인 신용평가기관들의 평가기준에 대한 의문 제기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대표적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의 경우 최근 파산한 컨트리와이드 파이낸셜의 지난 2005년 평가등급을 당시 아무런 근거 없이 손바닥 뒤집듯 하루만에 뒤집는 등 평가의 신뢰성을 상실한 지 오래였다고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이 8일 직격탄을 날렸다.
지난해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 대출) 부실이 불거지기 시작하자 무디스와 S&P, 피치 등 주요 신용평가기관들이 과거 제시한 장밋빛 전망으로 인해 수십억 달러의 손실이 발생했다는 비난이 비등했다.
신용평가사들의 일부 과거 직원들 및 투자자들은 이들이 모기지 채권의 위험성을 과소 평가했거나 일부러 간과했다며 비난의 활시위를 겨누고 있다.
무디스가 평가의 신뢰성을 잃게 된 것은 주요 수입원을 신용평가의 수혜자인 투자자들이 아니라 신용평가 대상 기관으로 삼기 시작하면서부터라는 지적이다.
그리고 2000년 주식공모에 나선 무디스의 경영진은 기업이익 증대에 혈안이 돼 이익률이 적은 일반 증권 평가보다 복합금융상품 평가에 초점을 맞추도록 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무디스는 엑손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포천지가 선정한 주요 500대 기업보다 높은 수익률을 향유할 수 있었다.
지난 1996년 무디스를 떠난 토머스 맥과이어 전 기업개발 담당 이사는 "애초 무디스는 금융시장의 위험을 차단하는 경비견 역할에 충실했다"며 "그러나 1990년대 들어 무디스는 재갈이 물리고 거세된 채 `애완견(lapdog)'으로 추락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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