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6차 아.태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한 각국 정상들이 23일 낮(현지시각) 페루 리마의 국방부 컨벤션센터에서 페루 전통의상인 알파카 폰쵸을 입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리마/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각국 경기부양책으로 위기 돌파 시도
세계 각국의 정상들이 국제 금융위기와 경기침체에 잇따라 우려를 표명하고 신속한 대응을 강조하고 나섰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원국 정상들은 페루 리마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 위기에 처한 세계금융시스템의 신뢰회복과 경제성장을 위한 대응에 나설 것을 천명했고, 대서양 건너편의 유럽에서도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도 경기부양책 등 조속한 경제위기 대응을 촉구했다.
또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인도 경기를 살리기 위한 일자리 확대 등 부양책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APEC 정상들은 23일 내놓을 정상선언문에서 보호주의가 세계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 하고 세계 경기 침체에 대처하기 위한 신속하고 단호한 행동에 나서기로 했다.
APEC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22일 "앞날을 볼 때 각국이 직면한 현안은 벅차다"면서 "금융위기로부터 회복하는데 시간이 걸리겠지만 우리는 회복할 것이며 그럼으로써 번영의 새로운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도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는 금융위기가 전 세계 경제에 엄청난 도전이 되고 있다"면서 세계 각국이 금융위기 확산방지를 위해 시의적절하고 효과적인 각종 경제 조정정책을 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APEC 회의에는 참석치 않는 유럽의 정상들도 경제위기에 단호한 대처의 필요성을 잇따라 역설했다.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는 전세계적인 경제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은 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대담하고 선제적인 경제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브라운 총리는 24일 영국 최대의 고용주 단체인 영국산업연맹(CBI) 연차 총회에서 행할 연설문 원고를 통해 "전례 없는 세계적 금융위기가 영국의 장기적 경제 전망에 주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다"며 통화 정책과 대담하고 선제적인 재정 정책의 결합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앨리스터 달링 영국 재무장관은 24일 한시적인 세금 감면과 공공부문 지출 확대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경제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이날 벨트암존타그 신문에 기고한 글에서 "내년은 경제에 나쁜 소식이 이어지는 한해가 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낸 뒤 의회에 제출할 230억유로 규모의 경기부양책이 일자리를 보호하고 경제를 2010년에 제궤도에 오르게 할 것이라며 경기부양책에 기대를 걸었다.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인도 22일 경제상황이 더 나빠질 수 있음을 우려하고 어려운 경제를 다시 살리기 위해 일자리 250만개 창출 등 앞으로 2년간 추진할 과감한 경기부양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바마 당선인은 이날 주례 라디오 연설에서 "신속하고 대담하게 행동하지 않으면 내년에 수백만 개의 일자리를 잃을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면서 "대규모 부채를 더 증가시킬 수 있는 연쇄적인 디플레이션으로 빠져들 수 있는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바마 당선인은 이번 경기부양책은 2011년 1월까지 250만개의 일자리를 지키거나 창출한다는 목표로 추진되고 있으며 우리가 직면한 도전에 맞설 수 있을 만큼 대규모라고 설명했다.
김현준 특파원 june@yna.co.kr (뉴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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