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자산 팔자’ 브릭스시장 직격탄
지수 20년만의 최대폭락…신흥시장 동반몰락
FT “서방경제로부터 독립적이란 생각은 오판” 세계증시가 폭락한 6일 검은 월요일, ‘이머징 마켓’(신흥 시장)에도 핵폭풍이 몰아쳤다. 월가발 금융위기가 유럽을 거쳐 세계경제의 차세대 성장엔진으로 떠오르던 ‘브릭스’(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에도 본격적으로 전염되며, ‘도미노 위기론’이 확산되고 있다. 이머징마켓 지수는 이날 20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위험자산으로부터 탈출 행렬이 이어지면서, 거의 모든 이머징마켓에서 통화가치와 채권가격이 기록적인 폭락세를 보였다”고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가 7일 보도했다. ‘엠에스시아이(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의 이머징마켓 지수는 이날 11% 급락해 1987년 발표를 시작한 이래 일간 낙폭으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MSCI 이머징마켓 지수는 이미 지난 7~9월 사이에 28% 하락해 최악의 분기 성적을 보였다. 메릴린치의 투자전략가인 마이클 하네트는 “3분기 이머징 마켓의 폭락은 원자재 값이 떨어진데다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위험 회피 경향이 이자율을 끌어올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원유가가 배럴당 90달러 이하로 떨어진 것도 에너지 자원이 풍부한 개발도상국들에 대한 충격을 가중시켰다. 세계경제 성장이 늦춰지고 연료소비가 줄어들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원자재 가격 하락의 충격은 브라질과 러시아에서 특히 컸다. 브라질의 보베스파 지수는 6일 두 번째 거래중지 선언이 나오기 직전까지 15%나 떨어지다가, 장 후반에 낙폭을 줄이면서 5.43% 하락으로 마감했다. 러시아의 미섹스 지수는 세번째 거래중지 결정이 나오기까지 19%나 곤두박질쳤다. 브라질의 한 투자자는 <블룸버그뉴스>와 인터뷰에서 “주식 보유의 위험도가 너무 높아 공포심을 자아내고 있다”며 “사람들이 구제금융 계획을 지켜보면서 세계경제의 후퇴가 더 깊어지지나 않을까 두려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전문가들의 말을 따 “‘브릭스’ 경제가 서방의 경제위기와 절연돼 있다는 생각은 완전히 잘못이라는 게 밝혀졌다”고 전했다. 앱솔루트전략연구소의 투자전략가 이안 하네트는 “시장이 글로벌 경제위기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다. 단지 신용시장만의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아르비시(RBC) 캐피탈마켓의 나이젤 렌델도 “신용위기가 미국에서 유럽으로 확대됐다”며 “모든 위험자산이 파산하기 시작했고, 이는 이머징 마켓 자산의 붕괴라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극도의 신용경색 국면을 맞아 투자자들이 앞다퉈 주식과 기업채권 등 위험자산을 처분해 유동성 확보에 나서면서, 이머징 마켓까지 직격탄을 맞고 있다는 얘기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FT “서방경제로부터 독립적이란 생각은 오판” 세계증시가 폭락한 6일 검은 월요일, ‘이머징 마켓’(신흥 시장)에도 핵폭풍이 몰아쳤다. 월가발 금융위기가 유럽을 거쳐 세계경제의 차세대 성장엔진으로 떠오르던 ‘브릭스’(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에도 본격적으로 전염되며, ‘도미노 위기론’이 확산되고 있다. 이머징마켓 지수는 이날 20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위험자산으로부터 탈출 행렬이 이어지면서, 거의 모든 이머징마켓에서 통화가치와 채권가격이 기록적인 폭락세를 보였다”고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가 7일 보도했다. ‘엠에스시아이(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의 이머징마켓 지수는 이날 11% 급락해 1987년 발표를 시작한 이래 일간 낙폭으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MSCI 이머징마켓 지수는 이미 지난 7~9월 사이에 28% 하락해 최악의 분기 성적을 보였다. 메릴린치의 투자전략가인 마이클 하네트는 “3분기 이머징 마켓의 폭락은 원자재 값이 떨어진데다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위험 회피 경향이 이자율을 끌어올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원유가가 배럴당 90달러 이하로 떨어진 것도 에너지 자원이 풍부한 개발도상국들에 대한 충격을 가중시켰다. 세계경제 성장이 늦춰지고 연료소비가 줄어들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원자재 가격 하락의 충격은 브라질과 러시아에서 특히 컸다. 브라질의 보베스파 지수는 6일 두 번째 거래중지 선언이 나오기 직전까지 15%나 떨어지다가, 장 후반에 낙폭을 줄이면서 5.43% 하락으로 마감했다. 러시아의 미섹스 지수는 세번째 거래중지 결정이 나오기까지 19%나 곤두박질쳤다. 브라질의 한 투자자는 <블룸버그뉴스>와 인터뷰에서 “주식 보유의 위험도가 너무 높아 공포심을 자아내고 있다”며 “사람들이 구제금융 계획을 지켜보면서 세계경제의 후퇴가 더 깊어지지나 않을까 두려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전문가들의 말을 따 “‘브릭스’ 경제가 서방의 경제위기와 절연돼 있다는 생각은 완전히 잘못이라는 게 밝혀졌다”고 전했다. 앱솔루트전략연구소의 투자전략가 이안 하네트는 “시장이 글로벌 경제위기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다. 단지 신용시장만의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아르비시(RBC) 캐피탈마켓의 나이젤 렌델도 “신용위기가 미국에서 유럽으로 확대됐다”며 “모든 위험자산이 파산하기 시작했고, 이는 이머징 마켓 자산의 붕괴라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극도의 신용경색 국면을 맞아 투자자들이 앞다퉈 주식과 기업채권 등 위험자산을 처분해 유동성 확보에 나서면서, 이머징 마켓까지 직격탄을 맞고 있다는 얘기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