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사진)
영구우선주 취득 예정…배당금·차익 엄청날 듯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금융위기에 빠진 월가에서 옥석 가리기에 나섰다.
버핏의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는 ‘위기설’에 시달리는 골드만삭스의 영구 우선주를 사들이는 형태로 50억달러(5조8천억원)를 투자하기로 합의했다고 23일 골드만삭스가 발표했다. 버핏의 투자 소식이 알려지자, 지난 20일 투자은행에서 은행지주회사로 전환한 뒤 수익 모델에 대한 의구심에 시달려 왔던 골드만삭스의 주가는 이날 장외거래에서 11%(134.75달러)나 급상승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골드먼삭스와의 계약이 월가에 대한 투자를 꺼려 왔던 버핏의 투자 전략에 변화가 일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버핏은 1991년 국채 부정 매입사건으로 어려움을 겪던 살로먼 브러더스에 투자한 바 있지만, 이후 월가에 대한 투자를 피해왔다.
버핏은 이번 계약을 통해 상당한 이득을 볼 것으로 보인다. 매입한 우선주에 대해 10%의 배당금이 보장되는데다, 골드만삭스의 요구로 주식을 되팔아야 할 경우 10%의 프리미엄을 추가로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향후 5년 동안 전날 종가(125.05달러)보다 10달러나 낮은 주당 115달러에 골드만삭스의 보통주를 총 50억달러 규모까지 살 수 있는 권리까지 얻었다. 골드만삭스가 최근 신용위기를 겪고 있긴 해도 펀더멘털이 그리 나쁘지 않다는 점도 기대 요인이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이날 투자 계획 발표에서 골드만삭스를 “대적할 상대가 없는 글로벌 기업인데다, 훌륭한 경영팀이 있고, 좋은 실적을 계속 낼 수 있는 지적·재정적 자산을 갖추고 있다”고 평했다.
버핏은 월가발 금융위기를 ‘기회’로 삼은 듯, 기업 투자와 인수에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 18일에도 미국의 콘스털레이션에너지그룹을 47억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하는 등 지난해 10월 이후 기업 8곳을 인수했다. 전세계가 금융위기로 몸살을 앓으며 우량 기업의 주가가 폭락하는 상황에서, 312억달러라는 현금을 무기로 기업 사냥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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