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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경제

[기고] 신자유주의 ‘금융권력’의 실패 / 전창환

등록 2008-09-16 19:11

전창환/ 한신대 국제경제학과 교수
전창환/ 한신대 국제경제학과 교수
기고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에서 촉발된 위기가 전 세계 금융시장을 강타하고 있다. 지난주만 하더라도 미국 재무부가 부실 모기지 회사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에 약 2000억달러 상당의 구제 금융을 제공하기로 전격 발표하면서 서브프라임 부실로 인한 금융위기가 어느 정도 진화되는 듯 했다. 하지만 미국 및 전세계 금융시장을 호령하던 리먼브러더스가 유동성 위기를 견디지 못해 파산 신청을 하고, 미국 3위 투자은행 메릴린치사가 뱅크오브아메리카(BOA)로 넘어갔다는 소식은 전세계의 금융시장을 완전히 패닉 상태에 빠뜨렸다.

과연 미국발 금융위기의 끝은 어딜까? 두 거대 투자은행의 파산과 인수합병으로 서브프라임 위기는 수습되고 진정될 수 있을까? 문제는 서브프라임 위기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다시 말해 아직도 추가적인 손실 발생으로 부실위험에 노출될 금융회사들이 많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수많은 금융회사들이 연쇄 부실과 파산 위기의 악순환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이번 금융위기의 이면에는 여러 가지 요인들과 힘이 작용하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투자은행을 중심으로 한 미국 월가의 금융 권력과 금융세계화 경향이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서브프라임 부실로 주택융자를 받은 주택구입자, 주택융자의 제공자인 은행들, 주택융자전문회사(Mortgage Company), 그리고 주택구입자와 주택융자전문회사를 중개하는 주택융자브로커들이 동시에 부실에 직면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주택금융 위기가 주택금융의 부실로 그치지 않았다.

주택융자전문회사나 저축은행 등으로부터 주택융자를 사들여, 그것을 담보로 새로운 증권(자산담보부증권)으로 전환(증권화)시켜 다양한 투자가들에게 판매했던 투자은행이 부실해졌다. 나아가 무디스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사 등 신용평가를 담당하는 신용평가회사의 부실과 무능력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설상가상으로 ‘모노라인’과 같이 자산담보증권이나 파생상품에 대해 보증을 섰던 보증보험회사들도 대거 파산했다. 이번 사태에서 가장 우려스러운 대목은 아직도 주요 금융기관들의 신용디폴트스왑(CDS)과 같은 신용파생상품의 평가손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금융회사들의 추가부실과 도산이 더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요컨대 이번 미국의 금융위기는 지난 사반세기 동안 신자유주의적 금융화를 줄기차게 추구해 온 미국의 금융 권력이 심각한 도전과 위기에 직면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 준다.

전창환/ 한신대 국제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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