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25%…인플레 우려 차단 위해
유럽중앙은행(ECB)은 3일 현행 4%인 기준금리를 4.25%로 올렸다.
유럽중앙은행은 이날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정례 금융통화정책 회의에서 인플레이션 우려를 차단하기 위해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유럽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린 것은 지난해 6월 이후 처음으로, 7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장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0.25%포인트 인상이 물가 상승을 완화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 상황을 계속 면밀하게 주시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아에프페>(AFP) 통신 등이 전했다. 그는 또 ‘유로존’(유로화 가입 지역)의 경기하강 위험이 함께 있다고 말해, 상황에 따라 긴축 기조를 완화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유럽중앙은행은 미국발 비우량주택 담보대출(서브프라임 모기지론) 파문에 따른 신용경색 해소와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인하를 선택한 미국과 영국·캐나다와는 달리, 인플레이션 우려 잡기를 최우선 정책 목표로 삼은 셈이다. 이는 국제 기름값의 고공 행진과 식료품 값 폭등 등으로 최근 유럽의 각종 지표들에 ‘빨간 불’이 들어온 데 따른 것이다.
유럽 통계청인 유로스태트는 지난 1일 유로존의 지난달 물가상승률이 4%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16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당초 유럽중앙은행의 인플레이션 목표치(2% 이하)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또 지난달 유로존의 소비자물가지수(CPI)도 4%나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고, 5월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지난해보다 7.1% 뛰어 18년 만에 가장 높게 나타났다. 배럴당 146달러를 웃도는 국제 기름값은 인플레이션 우려를 더했다.
트리셰 총재는 앞서 지난달 금융통화정책 회의 뒤에도, 고유가와 식료품 가격 급등에 따라 중장기 물가 안정에 대한 위협이 더욱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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