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 “집값 내년에나 바닥”…실업률 내년까지 증가 전망
미국 경제 전문가들의 다수는 이미 침체 상태에 빠진 미국 경제의 하락세가 당분간 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0일 보도했다.
이 신문이 전문가 4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73%가 미국 경제가 아직 ‘바닥’을 치지 않았다고 대답했다. 예상되는 추가 악화 요인으로는 △신용경색(35%) △개인소비의 급감(25%) △주택시장 침체(13%) 등이 꼽혔다. 특히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등으로 날개없는 추락을 계속해온 주택 가격은, 내년에나 바닥을 칠 것이라는 응답(67%)이 가장 많았다. 2010년까지는 주택 가격 하락세가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12%나 됐다.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일자리가 계속 감소해, 실업률이 현재의 5.1%에서 내년 연말 5.6%로 치솟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달 미국 기업들은 지난 5년 사이 가장 많은 8만개의 일자리를 줄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와 함께 미국의 무역적자가 예상을 깨고 두 달 연속 큰 폭으로 늘어나, 조지 부시 행정부가 적극 추진 중인 자유무역협정 체결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고 〈에이피〉(AP) 통신은 전했다. 미 상무부는 2월 무역적자가 외국차 등 소비재 수입의 증가 등으로 1월 대비 5.7% 늘어난 623억달러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월가 분석가들은 575억달러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최근 달러 약세 등의 영향으로 수출이 늘었지만, 수입 증가 폭이 더 컸다. 부시 행정부는 자유무역협정 체결을 통한 수출 증가로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방침이었으나, 민주당 등에선 잇따른 무역적자 확대가 그 실패를 잘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박중언 기자 park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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