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쌀값 변화
베트남·인도 등 수출제한 영향…재고량 30년래 최저
쌀값이 27일 하루 사이에 30%나 뛰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제 쌀값의 기준 상품인 타이산 쌀이 이날 톤당 760달러(약 75만원)에 거래돼, 가격이 전날(580달러)보다 30% 올랐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톤당 380달러 수준이던 1월에 비해선 2배나 오른 셈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쌀값 폭등으로 쌀을 주식으로 하는 아시아 지역에서 폭동 우려 등 사회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래픽)
이번 쌀값 폭등은 주요 쌀 수출국들이 자국내 쌀 부족을 이유로 잇따라 수출에 제동을 건 데서 비롯됐다. 세계 2, 3위 수출국인 베트남과 인도가 쌀 수출을 제한한 데 이어, 26일 이집트는 다음달부터 수출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소규모 쌀 수출국인 캄보디아까지 수출 중단 대열에 합류하면서, 국제 쌀 거래량은 3분의 1 가까이 줄었다. 여기에 세계 최대 곡물 수입국인 필리핀이 베트남과 타이 등에 50만톤을 긴급 판매해달라고 요청해 쌀값 상승을 부추겼다. 국내 쌀 공급 부족분 180만~210만톤을 수입으로 메워야 하는 필리핀은 이달 초 쌀 50만톤을 수입하려다 실패한 바 있다. 타이 쌀수출협회 추끼앗 오파스웡세 회장은 “앞으로 수입국들이 쌀을 어떻게 얻게 될지 모르겠다”며 쌀값이 더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1월부터 본격적으로 치솟기 시작한 국제 쌀가격은 곡물 수급 위기로 최근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국제 쌀 재고량은 1976년 이래 최저 수준이다. 밀값 폭등이 각국에서 항의 시위를 촉발한 데 이어, 쌀을 주식으로 하는 아프리카의 소국 카메룬· 부르키나파소·세네갈 등에서도 식료품 가격 상승으로 인한 소요 사태가 잇따르고 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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