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이 사상 최초로 온스(31.10g)당 1천달러를 돌파했다. 달러 가치 하락이 주 원인이다. 금융시장을 불안하게 여긴 투자자들이 금 등 현물시장을 ‘도피처’로 삼기 때문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4월 인도분 금 가격은 한때 1000.45달러까지 치솟았다. 금값은 지난해 32% 오른 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20% 가량 올랐다. 전문가들은 달러화 약세와 경기 침체 때문에, 금값이 당분간 1천달러 선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벨기에·네덜란드계 은행 포티스뱅크는 “금은 안전한 자산으로서의 역할을 회복하고 있다. 반면 달러화 가치는 연준의 이자율 인하로 더욱 떨어질 것”이라며 “미국발 경제 악재가 금값을 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경제의 나쁜 소식은 끊이지 않는다. 기업들이 최근 발표한 실적은 몇십억달러 규모의 손실로 얼룩졌다. 실업률은 지난 5년 동안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금융기관들의 추가 피해도 예상된다. 석유·식료품 등의 가격 상승으로 전세계가 위협적인 물가 상승을 겪고 있다. 한 경제분석가는 <비비시>와 인터뷰에서 “금값과 물가, 환율 등의 움직임을 볼 때, 미 경제에 인플레이션이 닥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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