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경제성장률
외환 늘어 ‘순채권국’…‘투자’등급 진입 전망도
1980년대 외채상환유예(모라토리엄)를 선언하는 등 남미 채무국의 상징으로 불려온 브라질이 순채권국 반열에 올랐다.
브라질중앙은행은 21일 “투자 유입과 농산물·석유 등의 수출 증가에 힘입어 지난달께 전체 외환보유액이 외채를 40억달러 정도 초과한 것으로 보인다”며 “브라질 경제사의 이례적 사건”이라고 밝혔다. 브라질중앙은행이 아직 구체적인 대외계정을 밝히지 않았지만, <데페아>(dpa) 통신은 1월 말 현재 브라질의 외환보유 총액이 1875억달러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브라질이 순채권국으로 전환돼, 국가신용등급이 이르면 올해 안에 ‘투자등급’으로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현재 중남미에서 투자등급을 받고 있는 나라는 멕시코와 칠레 두 곳뿐이다. 3대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앤푸어스(S&P)와 피치·무디스는 지난해 브라질의 신용등급을 ‘투자등급’ 바로 아래 단계로 일제히 상향 조정한 바 있다. 미국 자산운용회사 페이든앤라이겔의 신흥시장 전문가 크리스티나 팬에잇은 <블룸버그뉴스> 인터뷰에서 지난 5년간 브라질 국채의 수익률이 191%에 이른다는 점을 들며 “브라질의 투자등급 진입 가능성을 보여주는 청신호”라고 말했다.
2003년 중도좌파인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 취임 뒤 브라질은 안정적인 경제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수출이 3배 가량 늘고, 외국인들의 주식·채권시장에 대한 투자도 급증하면서 새로운 투자처로 각광을 받고 있다. 외채 위기가 남미 전역을 휩쓸던 1980년대 브라질은 과도한 재정적자 등으로 외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상환유예를 선언한 바 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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