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텍사스 86.99달러…‘경기침체 우려’ 하락 부추겨
미국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면서 23일 국제 유가가 석달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중질유 가격이 전날에 비해 2.22달러(2.5%) 떨어져, 배럴당 86.9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지난해 10월23일(85.27달러) 이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가격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 3일(100.09달러)에 견줘 13%나 떨어졌다. 이날 영국 런던 ICE 선물시장의 3월 인도분 북해산브렌트유도 전날에 비해 1.83달러 떨어진 86.62달러를 기록했다. 금·은·구리 등 주요 상품의 가격도 하락했다
석유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유가 하락을 부추긴 것으로 분석된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전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기준금리를 0.75%포인트나 전격 인하했지만, 경기침체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인식이 확산된 것이다. 미 원유 재고량이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도 유가 하락에 영향을 끼쳤다. <블룸버그뉴스>는 18일 기준으로, 미 원유 재고가 전주에 비해 150만배럴, 휘발유 재고는 140만배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중국 등 신흥시장 경제가 미국 경제상황에 영향을 받지 않는 ‘탈동조화’(디커플링)로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신흥시장들도 미 경기침체의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원자재 공급 부족을 고려할 때, 미국의 경기침체로 인한 가격 하락은 단기간에 그칠 것이란 전망도 많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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