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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경제

월마트 “정부 대신 우리가 한다”

등록 2008-01-24 19:07수정 2008-01-24 22:59

월마트 미래 기업 계획
월마트 미래 기업 계획
에너지효율 개선·약제비 경감·친환경기준 강화
‘미래 기업’ 계획 발표…납품업체 부담·노동자 착취 우려도
세계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가 유통업체 1인자라는 영향력을 발휘해 정부가 풀 수 없는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월마트의 최고경영자(CEO) 리 스콧 회장은 23일 월마트가 에너지 효율화 방안과, 소비자들의 약값을 줄이는 방법을 담은 ‘미래 기업’ 계획을 발표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월마트의 이런 계획이 소비자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줄 것이란 기대가 있지만, 납품업체에 비용을 전가해 노동자가 희생될 우려도 나오고 있다.

그는 이날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에서 열린 미국 점주회의에서 “우리는 지금 국민들이 정부의 문제 해결 능력을 회의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며 “(월마트는) 누군가 문제를 해결해줄 때까지 기다리진 않겠다”고 밝혔다.

우선 그는 현재 노동계층 가구가 월소득의 17%를 에너지 소비에 사용하고 있다며, 월마트와 거래하는 업체들과 협조해 3년 안에 월마트에서 판매되는 에너지 과소비 제품의 에너지 효율을 25%까지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형광전구 등 일부 제품에 국한됐던 에너지 효율 기준을 에어컨과 전자레인지, 텔레비전 등 에너지 과소비 품목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스콧 회장은 저소득층 소비자들이 구매할 수 있도록 에너지 고효율 제품을 낮은 가격에 판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아가 전기자동차나 하이브리드차를 월마트에서 판매하는 것도 자동차 업계와 협의 중이라고도 밝혔다. 그는 월마트 주차장에 충전용 풍차를 설치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그는 “환경 관련 규율들을 어기고 있는 중국 등의 공급자들에게 환경 규제 방안을 따르도록 압력을 행사할 것”이라며 “업계의 표준을 준수했는지를 스스로 증명하도록 요구하겠다”며 엄격한 환경·사회적 기준을 천명했다.

소비자들의 약값을 줄이는 방안도 제시했다. 잘못된 처방이나 중복 처방을 막기 위해 올해 전자처방전 발행 건수를 800만건으로 늘리고, 2010년까지 월마트의 모든 노동자들에게 휴대용 전자건강기록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또 현재 고용주와 노동자 사이에서 처방약 보험을 관리하는 제약혜택서비스대행업체(PBM) 대신, 월마트가 고용주들과 직접 계약하는 새로운 시스템을 추진해 비용을 절감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스콧 회장은 이를 통해 기업들이 연간 1억달러를 절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월마트의 이날 발표는 2005년 발표한 ‘친환경 경영’ 개혁의 연장이기도 하다. 하지만 최근 고유가 파동의 영향과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로, 주고객층인 저소득층 소비자들의 경제상황이 악화된 데 따른 ‘고육책’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는 이날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월마트의 영향력을 감안한다면 그 효과가 월마트에만 국한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자연자원보호협회의 선임 과학자 노아 호로위츠는 “월마트가 요구하면 공급자는 뛴다”며 “공급사슬 전체에 걸쳐 긍정적인 파급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단순히 더 나은 제품을 판매하는 데 그치지 말고, 에너지 효율이 낮은 제품의 판매를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미국 소비자단체 ‘패밀리스 유에스에이’의 론 폴락 대표도 월마트의 움직임이 공공보건의 질을 크게 개선하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녔다고 말했다. 하지만 월마트가 투자가 요구되는 친환경 정책과 저가 판매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다 보니 납품업체 옥죄기와 노동자 착취로 이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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