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투자 귀재 짐 로저스 경고
“최악의 경기침체가 온다. 투자자들은 달러를 팔아야 한다.”
미국 월가의 전설적인 헤지펀드 매니저 짐 로저스(66)는 7일 <블룸버그> 통신과 한 인터뷰에서 “미국과 영국 정부가 인플레이션에 대해 거짓말을 늘어놓고 있다”며 이렇게 주장했다. 그는 자신이 보유한 달러와 파운드 자산을 매각할 생각이라며 “환율에 더 많은 압박이 가해질수록,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은 심각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근 생활용품 투자에 집중하면서 업계 ‘큰 손’으로 불리는 그는 “침체가 걱정된다면 농산물 투자를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며, 원유나 금속 등에 견줘 면화·커피·설탕 등 농산물은 경기에 상관없이 꾸준한 수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로저스 홀딩스 회장인 그는 1970년 조지 소로스와 함께 사실상 첫 국제 헤지펀드인 ‘퀀텀펀드’를 창업·운영했다. 10년 뒤 이 펀드가 4200%의 수익률을 기록한 뒤 ‘은퇴’했다.
미국 정부 지도자들의 경기침체 경고도 잇따른다. 미국 경제가 견실하다고 주장해온 조지 부시 대통령은 이날 시카고에서 열린 경제인 모임에서 “경제성장이 당연하다고 생각해선 안 된다”며 “최근 경제 지표가 갈수록 엇갈리고 있다”고 말했다. 어려운 경제상황을 부시 대통령이 사실상 시인한 셈이다. 헨리 폴슨 재무장관도 가까운 시간 안에 경제성장이 더 둔화됐다는 지표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며 “주택의 공급과잉이 조정기간 연장에 일조할 것이며, 침체를 가져올 가장 큰 위기요인”이라고 말했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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