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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경제

엔 캐리 물렀거라, 달러 캐리 납신다

등록 2007-11-26 19:47

저금리 미화 빌려 다른 나라 자산에 투자 ‘고수익’
약세가속 불가피…외국인들 미국 원정쇼핑 ‘각광’
최근 미국 달러가 ‘날개없는 추락’을 거듭하면서 달러로 돈을 빌려 수익률이 높은 다른 나라 자산에 투자하는 ‘달러 캐리 트레이드’가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26일 외환시장 관계자들의 말을 따, 캐리 트레이드의 대명사인 일본 엔과 스위스 프랑의 자리를 달러가 대신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의 투자분석가 젠스 노드빅은 앞으로 2년 동안 엔이나 스위스 프랑으로부터 달러로 옮겨가는 캐리 트레이드 규모가 1천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모건스탠리는 헤지펀드와 환 딜러들이 이번달에 체결한, 달러를 팔고 다른 통화를 사는 선물 계약이 기록적 규모인 339억달러에 이른다고 밝혔다. 현재 엔 캐리의 전체 규모는 약 5천억달러로 알려져 있다.

세계 최대 채권운용사인 ‘퍼시픽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핌코)의 앤드류 볼스는 “달러를 팔아 브라질 레알, 멕시코 페소, 싱가포르 달러, 한국 원에 투자하고 있다”며 “앞으로 3~5년 동안 신흥시장 통화의 투자 전망이 달러에 비해 훨씬 밝다고 본다”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집계결과, 전세계 중앙은행 보유 외환 가운데 달러의 비중은 1999년 71%에서 지난 2분기 64.8%로 떨어졌다.

이런 관측은 미국이 경기침체로 금리를 더 낮출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과 맞물려 있다. 금리 인하로 다른 통화와 금리차가 줄어들면 달러 약세의 가속화는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상당수 투자자들은 미국의 기준금리가 내년 3월 말까지 현재의 4%에서 3.75%로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달러는 금리차가 3.5%포인트나 되는 엔에 대해 올해 10% 가량 평가절하된 상태다.

런던 소재 인텔리전스캐피털의 애비너시 페르셔드 회장은 “달러가 자유낙하하고 있는 듯이 보이므로, 캐리 트레이드 통화로서 달러의 매력이 증가하고 있다”며 “이런 과정은 달러 약세에 기름을 부을 것”이라고 말했다. 달러 캐리가 확산되면 시중에 달러가 넘쳐나기 때문에 달러 가치는 더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유례없는 달러 약세로 미국이 유럽과 캐나다인들의 쇼핑 천국으로 바뀌고 있다고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26일 보도했다. 외국인 쇼핑객들은 미국 물가가 원래 싼데다, 달러 가치마저 떨어져 미국에서 물건을 사면 비행기값을 뽑는다고 말한다. 영국에서 쇼핑을 온 레이철 오마호니는 “영국에서 180파운드인 ‘어그부츠’가 미국에서는 49파운드(약 9만원)에 불과하다”며 흐뭇해 했다. 미국 동부는 독일·영국·프랑스, 북부는 캐나다, 서부는 오스트레일리아 쇼핑족들이 많이 찾는다.

스콧 크루그맨 전미 유통협회 대변인은 “미국은 외국인들에게 거대한 할인 쇼핑몰이 됐다”고 단언했다. 미국 유통 업체들은 외국 고객들을 잡기 위한 온·오프라인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박중언 서수민 기자 park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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