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총액 세계 상위 기업
7개 그친 미국 앞질러…1위는 미 기업 엑손 모빌
중국 기업들이 세계 주식시장에서 시가총액 상위 20위 안에 대거 포진해, 수나 총액 면에서 미국을 압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가총액 상위 20위권 안에 페트로차이나 등 중국 기업 8곳이 들어, 미국(7개)과 서유럽(4개)을 앞질렀다고 〈뉴욕타임스〉가 20일 보도했다. 지난 17일 현재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중국은 페트로차이나(2위)와 차이나모바일(4위), 공상은행(5위) 등 8개 업체가 상위 20위 안에 포함됐다. 반면, 미국은 엑손모빌(1위)과 제너럴 일렉트릭(3위) 등 7개가 순위 안에 들었다. 상위 20개 기업의 시가총액 합계(5조6500억달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중국(41%)이 미국(38%)을 앞질렀다.(표 참조)
1989년 말, 시가총액 상위 20위를 ‘싹쓸이’했던 것은 바로 일본 은행들이었다. 1위인 일본전신전화(NTT)를 비롯 일본산업은행(2위)과 스미모토은행(3위) 등이 상위 5위를 모두 휩쓸며, 시가총액 합계 중 73%를 차지했다. 하지만 주가가 급등한 다른 기업의 주식을 보유한 덕분에 가치가 높아졌던 이 기업들은 일본 거품경제 붕괴 이후 악성 대출 등으로 가치가 크게 떨어졌다.
10년 뒤인 99년에는 미국의 기술·통신 기업들이 주류를 이뤘다. 마이크로소프트가 1위에 오르는 등 미국 기업이 상위 14개를 차지했고, 시가총액 비중도 72%에 달했다. 현재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아직까지 건재하지만, 10년 전에 비해 그 가치는 상당히 위축됐다.
이런 역사적 사실에 비춰볼 때 향후 중국 기업의 가치가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지적했다. 89년, 99년 시가총액 상위 20위 기업들처럼 중국 기업들도 △주가가 상승하는 다른 기업의 주식을 보유해 수익을 얻고 있는데다 △유통 주식수를 한정해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문은 80년대 일본 기업과 90년대 말 미국 기술주들의 가치가 무너지기 전까지 몇년 동안 비정상적으로 높아보였다며, 중국 시장이 현재 ‘거품’이라고 해도, 확장세가 당장 중단될 것이라고 단언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