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염두 ‘윤리적 소비’ 실천층 확산
“소비자들이 여러 기업들을 놓고, 지갑을 열 것인지 여부를 투표하는 세상.”
다국적 컨설팅 업체인 매킨지는 2일 〈경쟁의 새 규칙 형성〉이라는 보고서에서 인간·자연·환경에 해를 끼치지 않은 기업을 선호하는 이른바 ‘윤리적 소비’를 실천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윤리적 소비자층이 등장해 점점 성장하고 있다”며 “환경·사회·행정적 이슈를 기업이 어떻게 수용했는지가 모든 고객들에게 중요한 문제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매킨지 보고서는 기업의 사회적책임(CSR) 실천을 촉진하기 위한 국제협약인 ‘유엔글로벌컴팩트’(UNGC)에 가입한 기업들의 경영자 대상 및 심층 인터뷰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실제 미국에서는 유기농 식품의 가격이 일반 식품보다 비싸지만, 유기농 식품 판매가 최근 15~21% 성장하는 동안 일반 식품의 판매성장은 2~3%에 그쳤다. 보고서는 기업들 스스로도 윤리적 소비를 실천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예컨대 식료업계의 주요 기업들이 자체 제품을 관리하는 한편 인기를 끄는 ‘대안’ 유기농 주스의 브랜드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윤리적인 소비에 나섰다는 것이다.
노동자에 대한 복지 역시 ‘윤리적 평가’의 대상이다. 스리랑카 소재의 의류 제조업체인 MAS홀딩스는 사내 노동프로그램이 좋은 평가를 얻어 ‘윤리적 마인드를 지닌 글로벌 의류 브랜드’라는 평가를 받는다.
‘폐기물’, ‘환경오염’, ‘의심스러운 성분’ 등 갖은 비난을 받아온 코카콜라의 유럽사업부 총책임자인 도미니크 라이니히는 “코카콜라의 변화가 필요한 때”라며, “기후변화, 환경 등에서 좀 더 많은 일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 코카콜라는 지난해 유럽에서 아동 대상 마케팅을 억제하는 데 자발적으로 참여해 유럽연합집행위원회의 ‘칭찬’을 들었다.
보고서에서 한 경영인은 “사회적 책임을 비롯한 더 많은 것들을 요구하는, 더욱 히스테리컬한 소비자들이 미래의 트렌드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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