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 천연가스 생산국 매장량 비중
수출국포럼서 창설 논의
찬성-시기상조 갈려
찬성-시기상조 갈려
주요 천연가스 생산국들이 9일 카타르 도하에 모였다. 전세계 가스 매장량의 72%, 생산량의 42%를 차지하는 15개국이 이틀 동안 여는 가스수출국포럼(GECF)의 최대 관심사는 ‘가스 오펙’의 창설이다. 가스 생산국들도 석유수출국기구(오펙)처럼 생산량·가격을 통제하는 카르텔 조직을 만들게 될지 국제사회가 우려섞인 눈길로 주시하고 있다.
가스 오펙 창설에는 전체 매장량의 14.9%를 차지하는 이란과 베네수엘라가 매우 적극적이다. 카젬 바지리 하메네 이란 석유장관은 8일 다른 나라들도 “호의적”이라고 전하며 “이번 포럼이 그 방향(창설 쪽)으로 간다면, 포럼의 지위가 강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차키브 케릴 알제리 에너지장관은 이날 “아직은 아이디어 차원”이라며 구체적 제안은 없다고 밝혔다. 최대 생산국인 러시아는 양면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지난 2월 “흥미로운 발상”이라며 창설 논의에 가속도를 붙인 반면, 빅토르 흐리스텐코 러시아 에너지장관은 6일 “러시아는 그런 조직에 참여할 계획이 없다”고 상반된 주장을 폈다.
에너지 전문가들 사이에선 가스 오펙의 가능성에 대한 회의적 견해가 우세하다. 천연가스는 원유와 달리 운반의 어려움 때문에 판매시장이 국지적이어서 생산국들이 공통의 이해관계를 갖고 있지 않다. 15~20년의 장기로 구매계약이 이뤄지는 점도 걸림돌이다. 담합으로 가격이 오르면 소비국들이 석탄·원자력·풍력 등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는 것은 물론 가스전 개발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국제에너지기구에 따르면, 세계 가스 생산량은 2005년 2460억㎥에서 2010년 4760억㎥로 늘어날 전망이다. 그렇지만 설령 가스 오펙이 단기간에 가시화하지 않더라도, 그 논의만으로 소비국들을 떨게 하기에는 충분하다고 <비즈니스위크>는 지적했다. 박중언 기자 park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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