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무역·투자교류 활발
국제적 요충지대인 말래카 해협을 끼고 있는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인도네시아의 경제협력 열기가 뜨겁다. 무역과 투자, 인적 교류 자유화가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는 물 공급이나 영공 통과권 문제 등을 둘러싸고 몇십년 동안 마찰을 겪어왔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말레이시아 쪽에서 대립을 중단하고 서로 협력하자며 싱가포르에 손을 내밀었다. 말레이시아 정부로선 야심차게 진행 중인 ‘남부 조호르 경제구(SJER) 계획’의 성공을 위해 싱가포르의 자본과 기술이 절실하다. 싱가포르와 맞닿은 이 경제구의 규모는 싱가포르 전체 면적의 3배 가량 된다. 하이테크 공업단지와 물류·교육·의료·관광 분야의 국제적 거점들이 들어설 예정이다. 말레이시아는 싱가포르에 대해 투자 인가의 간소화는 물론, 세금 우대도 제공할 방침이다. 싱가포르로부터 입국 심사나 세관 절차를 거치지 않고 외국인들이 왕래할 수 있는 지구도 설치된다. 싱가포르의 공공교통기관은 조호르와 싱가포르 북부를 잇는 모노레일 구상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금융·기술이 뛰어난 싱가포르와 제조업이 강한 말레이시아는 역할분담을 통한 공동발전을 꾀하고 있다. ‘핵심부품은 싱가포르, 주변기기는 말레이시아’라는 지역분업을 통해 제품 경쟁력을 높이려는 기업들도 적잖이 눈에 띈다.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의 협력은 국경지대에 위치한 인도네시아의 바탐·빈탄섬을 무대로 펼쳐지고 있다. 두 나라 정상이 지난해 6월 경제특구 추진을 위해 맺은 협정이 본격 가동되고 있는 것이다. 두 나라는 자동차업체 등 기업들의 진출 촉진을 위해 투자와 출입국, 세관 등의 절차를 간소화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세 나라가 단일 경제권을 형성해, 예정보다 5년 이른 2015년까지 추진될 아세안경제공동체 등 지역경제 통합구상의 주도권을 쥐는 동시에, 중국·인도 등 급성장하는 아시아 대국들에 대항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했다. 중국·인도에 못지 않은 투자환경을 조성해 외자를 유치하고, 중국·인도 시장을 겨냥한 제조업 거점으로 자리잡겠다는 구상이다. 도쿄/박중언 특파원 park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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