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기업이 지난해 최대 실적을 거뒀다.
12일(현지시각) 사우디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는 지난해 1610억달러(211조원)의 이익을 냈다고 발표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 등이 전했다. 전년보다 46% 증가한 것으로 역대 최대 실적이다.
아람코 실적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후 에너지 가격이 상승한 여파로 풀이된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로 원유 가격이 치솟았다. 석유·가스 기업들은 현금을 쓸어담았다”고 말했다.
아민 나세르 아람코 최고경영자(CEO)는 “생산 능력 확대를 위해 376억달러를 투자했고 앞으로 몇 년간 투자를 크게 늘릴 것”이라며 “석유와 가스가 앞으로도 필수적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산업에 대한 투자 부족은 에너지 가격 상승 같은 실제적인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아람코가 과거 아시아 시장에 집중한 데 이어 유럽 시장을 노리고 있다고 전했다. 전쟁 이후 러시아가 유럽으로의 에너지 수출을 제한하면서 유럽에서 에너지 위기감이 커졌다. 유럽연합통계국(유로스탯)에 따르면 사우디는 지난해 유럽연합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주요 원유 공급자였다. 최근 들어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인 압둘아지즈 빈살만도 유럽으로의 원유 공급 확대를 목표로 한다는 신호를 보냈다고 매체는 전했다.
지난해에는 아람코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에너지 기업들이 대부분 호황을 누렸다. 미국의 최대 석유회사인 ‘엑손모빌’이 지난해 557억달러에 달하는 기록적인 순이익을 거뒀고, 영국 석유 기업 ‘셸’ 역시 창사 115년 만에 최대 이익을 냈다.
조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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