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트위터 계정이 보이는 스마트폰. 로이터 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0)의 적대적 인수·합병(M&A) 제안으로 시작된 트위터 인수전에 대형 자산운용사도 참가를 저울질하는 등 파장이 커지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18일 이름을 밝히지 않은 소식통을 인용해 자산운용사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가 트위터 인수전 참여를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는 금융 및 부동산 투자를 통해 약 5조달러(약 6174조원) 자산을 운용하는 회사로 지난해 야후를 인수하는 등 기업 인수에도 적극적인 회사다. 이 회사는 머스크나 최근 트위터에 접촉해 ‘백기사’로 나서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진 사모펀드 ‘토마브라보’ 중 하나를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위터 인수전은 머스크가 14일 트위터 지분 100%를 1주당 54.2달러에 매수하는 인수·합병 제안을 하면서 막이 올랐다. 앞선 4일 트위터 지분을 9.2%를 보유해 개인으로는 최대 주주에 오른 머스크는 “트위터는 비공개 회사로 전환될 필요가 있다”며 트위터 주식을 모두 사들인 뒤 상장 폐지할 의사를 내비쳤다. 트위터가 머스크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해도 총 430억달러(약 52조7825억원) 투입이 필요한 거래다. 머스크는 트위터가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사회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머스크는 14일 캐나다 벤쿠버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의심의 여지가 있다면 발언하게 두자. 회색 영역에 있다면 그 트윗을 존재하게 두자”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주장에 대해선 혐오 표현이나 폭력을 조장하는 트윗에 대한 규제를 없애는 것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다.
트위터 역시 머스크의 제안에 부정적이다. 트위터는 15일 적대적 인수합병 시도에 누구든 이사회 동의 없이 트위터 지분 15% 이상을 매수하면 ‘포이즌 필’(기존 주주에게 시가보다 싼 가격에 지분을 매입할 권리를 주는 제도)로 맞서겠다고 밝혔다. 이게 행사되면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에 더 많은 자금이 써야 해 인수가 어려워진다.
머스크가 포이즌 필 행사 가능성을 무릅쓰고 적대적 인수합병을 강행할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포브스> 조사에 따르면 머스크는 재산이 2190억달러(약 270조원)로 세계 최고 부자지만, 자산 대부분이 테슬라와 스페이스엑스 등의 주식에 묶여 있다.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를 제안할 때 구체적인 자금 조달 계획은 밝히지 않았고, 동원할 수 있는 현금은 비교적 제한적이다.
머스크는 지난 2018년 “테슬라를 주당 420달러에 비상장회사로 만들려고 검토하고 있다. 자금은 확보됐다”고 폭탄선언을 했으나 3주 만에 백지화한 전력이 있다. 반면, 테슬라 주식을 담보로 잡히거나 자신에게 우호적인 투자자를 끌어들이는 방법으로 거액의 자금을 동원할 가능성도 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