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0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인근 지역에서 촬영된 밀밭의 모습.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8일 발표된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세계식량가격지수가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세계 식량 위기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세계 식량가격지수가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8일(현지시각) 3월 세계식량가격지수가 159.3을 기록해 전달보다 12.6포인트 상승했다고 밝혔다. 1996년 지수 작성 이후 최고치다.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유엔이 24개 품목의 국제가격동향을 조사해 매월 작성·발표하는 수치로, 2014~2016년 평균치가 기준치(100)다. 세부적으로는 곡물, 유지(식용유)류, 육류, 유제품, 설탕 5개 품목군 지수로 나뉜다.
5개 품목군 지수 중 곡물과 육류 그리고 유지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3월 곡물가격지수는 170.1로 전달보다 24.9포인트 상승해 1990년 지수 작성 뒤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밀과 옥수수 같은 국제 주요 곡물 가격이 급등한 영향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지난 3년 동안 세계 전체 밀과 옥수수 수출에서 각각 약 30%와 20%를 차지한다고 유엔 식량농업기구는 밝혔다. 유엔 식량농업기구는 밀 가격이 이달 들어 19.7% 올랐다고 짚었다. 중동과 아프리카 국가들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산 밀 주요 수입국이었는데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빵 가격이 치솟는 등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유지류가격지수는 248.6으로 전달보다 46.9포인트 올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우크라이나가 세계 최대 수출국인 해바라기씨유 가격 상승이 주요 원인이고, 팜유와 유채 기름 가격도 크게 올랐다. 식용유 가격 급등 탓에 인도네시아에서는 집권당이 기름을 많이 쓰는 튀김 대신 찌기나 삶기 같은 다른 요리법을 권장하는 행사를 열기도 했다. 육류가격지수도 서유럽의 도축돼지 부족과 관련된 돼지고기 가격 급등 등 때문에 3월 120으로 전달보다 5.5포인트 올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제품가격지수와 설탕가격지수도 전달에 견줘 각각 3.7포인트와 7.4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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