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석탄값이 1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진은 오스트레일리아 울란 광산에 쌓인 석탄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의 석탄값이 1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각국의 석탄감축 약속에도 불구하고 전기수요가 증가하자 덩달아 석탄화력발전도 늘어났기 때문이다.
미국의 중부 애팔래치아 지역의 석탄 현물가는 지난주 미국톤(숏톤)당 10달러 넘게 뛰어 89.75달러를 기록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보도했다. 미국톤은 미국에서 사용하는 무게 단위로, 국제공인단위인 미터톤(1톤=1000㎏)과 달리, 2000파운드(907㎏)이다. 중부 애팔래치아 석탄값은 미국 동부 발전용 석탄값의 기준 구실을 한다.
이는 최근 경기회복에 따라 전기수요가 급증하고 천연가스 가격이 오르자, 전기업자들이 석탄화력발전으로 눈을 돌리면서 석탄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무디스의 부회장 벤 넬슨은 석탄산업이 최근 몇 년 동안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시장 환경 변화에 충분히 빠르게 대응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석탄수요는 통상 겨울을 앞두고 늘어난다. 미국의 발전용 석탄은 대부분 장기계약으로 거래된다. 따라서 갑작스러운 수요증가는 현물시장 값의 급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올들어 미국의 석탄화력발전 전력생산은 지난해보다 22% 늘어나는 등 2014년 이래 처음으로 증가추세에 있다. 이산화탄소 배출도 지난해보다 7% 늘어났다.
이런 석탄소비 증가는 지난주 유엔기후변화 당사국총회(COP26)에서 참가국들이 지구 온난화에 대처하기 위해 석탄발전을 단계적으로 감축하기로 합의한 것에 배치된다.
그러나 미국의 석탄수요 증가는 일시적일 것이란 관측이 많다. 미국에서 석탄발전 생산량은 2010년 이후 30% 줄어들었고, 2013년 이후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이 없다. 미국의 에너지정보청(EIA)은 내년 석탄발전 생산량이 5% 줄어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박병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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