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 타이 방콕에서 열린 알셉 정상회의에 참석한 각국 정상들이 손을 잡고 있는 모습. 비준 절차를 마친 10개국부터 내년 1월1일 협정이 발효된다. AFP 연합뉴스
한국·중국·일본·동남아시아연합(아세안) 등 15개국이 참여하는 세계 최대 자유무역협정(FTA)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하 알셉)이 내년 1월 1일 공식 발효한다.
오스트레일리아와 뉴질랜드 정부는 2일(현지시각) 알셉을 비준했다고 발표했다. 알셉 협정에 따르면 아세안 회원국 최소 6개국과 아세안 비회원국 최소 3개국이 비준서를 아세안 사무국장에게 기탁하면 기탁일로부터 60일 뒤, 비준서 기탁국들부터 협정이 발효된다. 중국, 일본, 브루나이, 캄보디아, 라오스, 싱가포르, 타이, 베트남이 이미 비준을 한 상태다. 오스트레일리아와 뉴질랜드까지 비준을 마치면서 발효 요건이 충족됐다. 협정은 비준을 마친 이 10개국부터 발효된다. 한국은 알셉에 서명했으나 비준은 아직 하지 않았다.
알셉 서명국들 인구와 국내총생산(GDP)을 합치면 세계 전체의 약 30%를 차지할 만큼 거대한 무역협정이다. 인구와 국내총생산 합산 각각 22억6000만명과 26조달러로 세계 전체의 29.9%와 20.8%를 차지한다.
인도도 알셉 가입 협상을 벌여왔으나 시장개방으로 인한 중국산 공산품 수입 급증 우려 등 때문에 가입하지 않았다. 일본은 인도가 가입해 중국을 견제하는 역할을 하기를 기대했으나 뜻을 이루지는 못했다. 하지만, 향후 인도 가입을 위해 인도를 ‘옵서버’로 참여를 허용하기로 회원국들이 합의했다. 중국과 최근 정치적으로 대립하는 오스트레일리아는 가입했다.
알셉은 중국과 한국이 가입되지 않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 경제 동반자 협정’(CPTPP)과 달리 한·중·일이 모두 가입한 무역협정이다. 한국과 중국은 알셉을 통해 일본과 첫 자유무역협정을 맺는 효과를 본다. 다만 알셉은 단계적 관세철폐 품목이 많아서 실제 영향을 체감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또한, 한국은 만성적 대일 무역적자 때문에 일본 제품 시장개방에 조심스럽다. 한국은 자동차 시장을 일본에 개방하지 않고, 대신에 일본은 김치·파프리카 등 농산물을 개방에서 제외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