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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벤처 슈퍼스타에서 사기범 전락…테라노스 전 CEO 재판 시작

등록 2021-09-09 13:35수정 2021-09-09 13:42

혈액 몇방울 200여가지 질병 진단 키트 개발
거짓으로 드러난 뒤 사기 협의로 기소
변호인 “실패는 범죄가 아니다” 주장
미국 의료 스타트업 ‘테라노스’의 창립자이자 전 최고경영자(CEO) 엘리자베스 홈스(가운데)가 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 법원으로 걸어가고 있다.산호세/AP 연합뉴스
미국 의료 스타트업 ‘테라노스’의 창립자이자 전 최고경영자(CEO) 엘리자베스 홈스(가운데)가 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 법원으로 걸어가고 있다.산호세/AP 연합뉴스

실리콘밸리의 슈퍼스타에서 희대의 사기범으로 전락한 미국 의료 스타트업 ‘테라노스’의 창립자이자 전 최고경영자(CEO) 엘리자베스 홈스(37)에 대한 금융 사기 혐의 재판이 캘리포니아 산호세 법원에서 8일 시작됐다.

<에이피>(AP)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연방 검사는 법정에서 배심원들에게 “이 사건은 돈을 벌기 위해 거짓말과 속임수를 쓴 사건”이라며 “사기 행위로 피고는 억만장자가 됐다”고 말했다. 반면, 홈스의 변호인은 “테라노스는 결국 실패했다. 실패는 범죄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홈스는 19살 때인 2003년 창립한 의료기기 스타트업 테라노스로 실리콘 밸리의 슈퍼스타로 떠올랐던 인물이다. 테라노스는 혈액 몇 방울로 200가지 이상 질병을 진단할 수 있는 획기적 진단 기기를 개발했다고 주장했다. 2013년엔 미국 2위 약국 체인인 월그린과 손잡고 진단 키트 약국 판매를 시작했다. 그로 인해 2014년 회사 가치는 무려 90억달러(약 10조5000억원)까지 치솟은 것으로 평가됐다.

스티브 잡스의 팬이었던 홈스는 잡스를 따라 하기를 좋아해 검은색 터틀넥을 즐겨 입었다. 잡스처럼 자신의 회사 기술에 이야기와 의미를 부여하려 노력했다. 테라노스의 진단 기기 개발 동기가 자신이 주삿바늘을 무서워했기 때문이라며 질병을 저렴하고 손쉽게 진단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했다. 스탠퍼드대(중퇴) 출신이라는 배경에 그럴듯한 스토리 텔링까지 더해지면서 명성은 높아져 갔다.

그러나 2015년 <월스트리트 저널>이 테라노스가 개발했다는 진단 기기가 사실은 10여가지 질병만 진단할 수 있을 뿐이라는 폭로 기사를 실으면서 몰락이 시작됐다. 진단 가능하다고 홍보했던 200가지 이상 질병 중 대부분은 다른 의료 회사 기기로 진단한 것으로 드러났다. 회사의 몰락과 함께 그의 막대한 재산도 눈 녹듯 사라졌다. <포브스>는 2016년 현재 그의 자산이 0원이라고 평가했다. 2018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그와 테라노스를 사기 혐의로 제소했고, 벌금 50만달러를 부과했다. 테라노스는 같은 해 청산됐고, 연방 검찰은 그와 최고 운영 책임자(COO) 써니 발와니를 금융 사기 혐의로 형사 기소했다.

8일 법원에 출석할 땐 트레이드 마크였던 검은색 터틀넥 대신 밝은색 셔츠를 입고 나타났다. 유죄가 확정되면 최대 징역 20년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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