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제도준비이사회 제롬 파월 의장이 2018년 9월 26일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 집값이 지난 6월 30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미국의 ‘에스앤피 코어로직 케이스-실러’(S&P CoreLogic Case-Shiller) 전국 집값 지수는 지난 6월 전년 같은 달에 비해 18.6% 올랐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31일 보도했다. 이는 30년 만에 가장 많이 오른 것이며, 석 달 연속 기록적인 상승이다.
미국의 20개 대도시를 대상으로 한 케이스-실러 지수는 애초 예상했던 18.5%를 뛰어넘어 19.1% 올랐다. 피닉스, 샌디에이고, 시애틀은 25% 이상 올라, 상승률 순위 최상위권에 들었다.
미국 집값은 지난해부터 오르기 시작했다. 이자율이 낮게 유지되는 데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확산함에 따라 교외의 넓은 주택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반면, 주택 공급은 이에 못 미치고 목재 등 원자재값과 인건비가 뛰었기 때문이다.
미 정책당국은 중앙은행의 저금리 정책이 집값 상승에 부채질했다는 지적에 따라 집값 흐름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제롬 파월 의장은 올해 코로나19 부양책을 축소해 나갈 수 있다는 뜻을 지난주 내비친 바 있다.
최근 여러 자료는 건축비 상승과 한정적인 주택 물량으로 인해 주택시장의 활력이 떨어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주택 건설업자들의 신뢰지수는 8월 들어 최근 1년 내 최하위로 떨어졌다. 주택 거래의 선행지수인 잠정주택판매지수는 지난 7월 두 달 연속 하락했다.
미국 소비자들은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집과 주요 가전제품 소비 의향을 줄이고 있다.
박병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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