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시스템 ‘오토파일럿’이 장착된 테슬라 2018년형 ‘모델 3’ 차량. AP 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테슬라의 자율주행시스템인 ‘오토파일럿’의 안전성에 대해 공식 조사에 들어갔다.
미국 국립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16일 오토파일럿 기능이 달린 테슬라 차량에서 2018년 이후 11건의 충돌이나 추돌 사고가 일어나 1명이 숨지고 17명이 다쳤다며 이렇게 밝혔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조사 대상은 2014년 모델부터 2021년 모델까지 차량 76만5천대다. 조사 소식에 테슬라 주가는 이날 4.3% 떨어졌다.
오토파일럿 기능을 사용한 테슬라 차량 사고는 대부분 밤에 경광등이나 위험표지 화살표 또는 원뿔 경고등을 사용하는 차량을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에 일어났다. 2018년 1월22일 밤에 ‘테슬라 모델 S’는 캘리포니아의 컬버시티 인근 405번 인터스테이트에서 경광등을 반짝이며 주차해 있던 소방차를 들이받았다.
테슬라는 이번 조사에 대한 논평 요구에 즉각 답변을 내놓지는 않았다.
이번 조사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자율주행차량의 안전에 대해 이전보다 더 강화된 기준을 적용하려고 한다는 신호로 읽힌다.
그동안 국립도로교통안전국은 자율주행차량에 대한 규제 강화를 꺼리는 태도를 보여왔다. 앞서 2016년 테슬라 차량의 사고를 조사했던 국립교통안전위원회(NTSB)는 테슬라의 오토파일럿이 안전한 곳에서만 사용되도록 조처할 것을 권고했으나, 국립도로교통안전국은 아무 조처도 취하지 않았다.
또 국립교통안전위는 2019년 플로리다 델레이비치에서 교통사고로 ‘테슬라 모델 3’의 50대 운전자가 숨진 사고를 조사한 뒤, 당시 사고 차량에서 오토파일럿이 작동하고 있었지만 앞의 트랙터 트레일러를 피하거나 브레이크가 밟히지는 않았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그동안 테슬라 차량의 운전자들이 술에 취한 채 오토파일럿에 운전을 맡겨놓거나 아예 뒷좌석에 앉아 있는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 논란을 일으켰다.
카네기멜런대학의 라지 라지쿠마르 교수는 시스템이 운전자의 주의 태만을 막지 못한 경위가 최우선 조사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테슬라 차량은 운전대에 압력 감지기가 있어서 운전자가 운전에 주의를 기울이는지 여부가 감지되지만, 운전자는 쉽게 여러 방법으로 이런 기능을 무력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도로교통안전국은 이번 조사에 대해 “오토파일럿 작동 중 동적인 상황에서 운전자의 운전을 모니터하고 도와주고 실행하도록 하는 기술과 방법을 평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테슬라 자동차의 충돌 사고에 “기여하는 환경”도 점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사 결과에 따라서는 테슬라 차량에 대한 대대적인 리콜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국립도로교통안전국은 “오늘날 (자동차가) 스스로 운전할 수 있는 상업적 차량은 없다”며 “모든 차량은 늘 인간 운전자의 통제를 요구하며 차량 운전의 책임을 인간 운전자에게 묻는다”고 밝혔다. 박병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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