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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소비자물가 5.4% 상승…중고차 45%↑ 기여도 최고

등록 2021-07-14 12:54수정 2021-07-15 02:33

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리치먼드의 자동차 딜러숍 모습.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판매를 기다리는 차량이 많지 않다. 리치먼드/AFP 연합뉴스
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리치먼드의 자동차 딜러숍 모습.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판매를 기다리는 차량이 많지 않다. 리치먼드/AFP 연합뉴스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4% 올라 13년 만에 최고 상승폭을 기록한 가운데, 중고차 가격 상승이 물가 상승에 가장 크게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중고차값은 미국에서 5월보다 10.5%,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45%가 올라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분의 3분의 1을 차지했다고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가 13일 보도했다.

중고차 가격 상승은 반도체 공급 부족 때문이다. 세계적인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으로 새 차 생산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그 여파가 중고차 시장에까지 미친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지난달 미국 자동차 업계의 새 차 재고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에 비해 54% 줄어들었고, 새 차 거래 가격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미국의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관련 통계를 인용해 전했다. 최근 자동차의 전자부품에 필수적인 차량용 반도체 공급이 달리면서 자동차 생산이 원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새 차를 구하기 어려워진 소비자들이 중고차 시장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고, 이는 중고차 가격 상승을 부채질했다.

자동차 업계의 새 차 출고 부진은 렌터카 회사의 영업 방식에도 영향을 미쳤다. 미국에서 렌터카 업체는 통상 매년 새 차 200만대를 구매해 렌트를 하다가 1~2년 뒤 중고 시장에 내다 파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그러나 코로나19 백신 보급과 함께 여행 제한이 완화되면서 렌터카 차량에 대한 수요는 늘어난 반면 새 차 공급이 지연되자, 렌터카 회사들이 중고 시장에 내다 파는 차량을 줄인 것이다.

여기에 소비자들도 새 차를 사기 어려워지자 기존 보유 차량의 판매를 늦추면서, 중고차 공급 물량이 더욱 줄어들고 있다.

에너지값도 5월에 비해 1.5%, 1년 전과 비교하면 4.5% 올라, 이번 물가 상승에 상당 부분 기여했다. 기름값이 지지난달에 비해 2.5% 올라, 미국 평균 휘발유값이 갤런당 3.10달러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오른 것으로 거의 7년 만에 최고치다.

또 미국인들의 여행이 늘면서 항공기 요금이 5월보다 2.7%, 숙박비가 7.9% 올랐다. 지난해와 견주면 25%, 17% 상승이다. 집주인이 자기 집을 임대할 때 받을 가상의 임대료를 뜻하는 ‘자가 소유자의 임대기회비용’(OER)은 지지난달보다 0.3%, 지난해보다 2.3% 올랐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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