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의 술집 주인과 종업원 등이 지난 13일(현지시각) 파리의 생라자르역 앞에서 ‘빛의 도시 파리를 열어두라’고 적은 손팻말을 들고 시위를 하고 있다. 코로나19가 빠르게 다시 퍼지자 14일 프랑스 정부는 17일부터 파리를 비롯한 9개 도시의 야간 통행을 금지하기로 했다. 파리/AP 연합뉴스
유럽에서 코로나19 재확산세가 거세지는 가운데, 프랑스 정부가 17일부터 파리를 비롯한 9개 도시에서 야간 통행을 금지하기로 했다. 독일, 스페인 등 주변국들도 주점이나 식당 등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나섰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각) 파리를 포함하는 수도권 지역인 ‘일드프랑스’ 등 코로나19 최고 경계 등급이 매겨진 9개 지역에서 17일부터 최소 4주 동안 밤 9시부터 이튿날 새벽 6시까지 통행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해당 지역에서 합당한 이유 없이 통금을 지키지 않을 경우 벌금 135유로(약 18만원)가 부과된다고 덧붙였다. 통금 조처가 내려지는 곳은 파리 외에도 마르세유와 리옹, 릴, 그르노블, 생테티엔, 루앙, 툴루즈, 몽펠리에 등이 포함됐다. 다만 밤 9시 이후 일을 마치거나 야간근무, 응급상황 등 필수적인 이동에는 통금 예외가 인정된다.
프랑스 정부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17일부터 국가보건 비상사태를 다시 선포하기로 의결했다. 국가보건 비상사태(3월24일~7월10일)가 종료된 뒤 석달여 만에 다시금 국가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한 이유는, 여름휴가철이 끝난 뒤부터 코로나19 재확산세가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에선 지난 9일 처음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만명을 넘어섰다. 프랑스 보건부에 따르면 이날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만2591명 나오는 등 10일에 이어 세번째로 2만명을 넘어섰다.
이날 신규 확진자가 6638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독일도 이날 밤부터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큰 지역의 주점 영업시간을 밤 11시까지로 단축하고, 10명을 초과하는 모임을 금지하기로 했다. 스페인도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북동부 카탈루냐 지역의 주점과 식당에 대해 15일부터 15일 동안 가게 안에서 먹는 것은 금지하기로 결정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유럽 지역 사무국은 15일 유럽의 코로나19 상황이 지난 4월의 최악 상황보다 더 심각하다며 사망자 증가세가 특히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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