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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파리 패션에 동양 입힌 디자이너 겐조 ‘코로나’로 별세

등록 2020-10-05 08:16수정 2020-10-07 04:13

프랑스 정착 12년 만인 1976년
이름 내건 브랜드 ‘겐조’ 발표
1980년대 남성 의상과 향수도
파리시장 “파리의 아들 하나 잃어”
프랑스의 명품 브랜드 ‘겐조’를 창립한 일본인 디자이너 다카다 겐조가 4일(현지시각) 코로나19로 숨졌다. 사진은 2009년 4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한 갤러리에서 열린 작품 전시회 때의 모습이다. 부에노스아이레스/로이터 연합뉴스
프랑스의 명품 브랜드 ‘겐조’를 창립한 일본인 디자이너 다카다 겐조가 4일(현지시각) 코로나19로 숨졌다. 사진은 2009년 4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한 갤러리에서 열린 작품 전시회 때의 모습이다. 부에노스아이레스/로이터 연합뉴스
프랑스의 명품 브랜드 ‘겐조’를 창립한 일본인 디자이너 다카다 겐조가 4일(현지시각) 코로나19로 숨졌다. 향년 81.

다카다 겐조가 이날 프랑스 파리 인근 뇌이쉬르센의 한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고 회사 쪽 대변인이 밝혔다고 <아에프페>(AFP) 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겐조의 대변인은 “(생전에) 그는 8천개에 가까운 디자인을 통해 패션과 생활예술을 예찬했다”고 전했다.

겐조는 일본과 서양식 문화를 접목한 다채로운 그래픽과 꽃무늬 디자인으로 파리 패션계에 처음으로 이름을 알린 일본인 디자이너였다고 <비비시>(BBC) 방송은 전했다. 환한 미소와 장난기 가득한 그는 “패션은 먹는 것과 같아서 매일 똑같은 메뉴를 고집해선 안 된다”는 유명한 말과 함께 기성 파리 패션계를 뒤흔들었다고 <뉴욕 타임스>는 전했다.

그는 1939년 일본 효고현 히메지에서 일곱 남매 중 다섯째로 태어났다. 문학을 전공하려 고베대학에 진학했다가 곧 관두고 분카패션대학으로 옮겨 어렸을 때부터 관심을 가진 패션 공부를 시작했다. 1964년 파리로 온 겐조는 프랑스 브랜드 레노마에서 보조 스타일리스트로 삶을 시작했다. 서른한살이 되던 해인 1970년 첫번째 매장을 열었고, 6년 뒤엔 자신의 이름을 딴 브랜드를 세상에 내놨다. 처음엔 여성 컬렉션으로 디자이너 생활을 시작했지만, 1983년 남성 컬렉션을 선보이고 1988년엔 향수까지 출시했다. 겐조의 향수병에 그려진 빨간 꽃은 겐조를 상징하는 아이콘이 됐다. 1994년 여름 파리를 대표하는 퐁뇌프 다리를 꽃과 담쟁이덩굴로 수놓은 것도 그의 작품이었다. 그는 1993년 루이뷔통 모에 에네시에 자신의 브랜드를 매각한 데 이어 1999년 패션계 은퇴를 발표했다.

겐조의 별세 소식에 안 이달고 파리시장은 “엄청난 재능을 갖춘 디자이너로서 고인은 파리 패션계에 색깔과 빛을 선사했다. 파리는 지금 아들 중 하나를 잃은 걸 애도하고 있다”는 추모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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