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간호사 노조 소속 간호사들이 10일(현지시각) 밀라노에 위치한 롬바르디 지역본부 앞에서 코로나19 환자들을 치료하던 중 희생된 이들을 추모하며 당국을 향해 근무 조건 개선 등을 요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밀라노/AP 연합뉴스
이탈리아에서 코로나19 희생자 유가족들이 코로나19 인명 피해가 커진 경위를 조사해달라고 검찰에 고소장을 냈다.
이탈리아 북부 롬바르디주 베르가모의 코로나19 희생자 유가족들을 대리하고 있는 콘수엘로 로카티 변호사는 10일 롬바르디주의 코로나19 발생 대처 상황을 조사해달라는 40건가량의 고소장을 검찰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그는 <로이터> 통신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어쩌다가 인명 피해가 이렇게 커졌는지) 설명을 원하고 있다”며 이와는 별개로 9월께 여러건의 민사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베르가모가 속한 롬바르디주는 이탈리아 코로나 희생자(미국 존스홉킨스대 집계 기준 3만4114명) 절반 가량이 집중되는 등 가장 심각한 피해를 입은 지역이다. 이탈리아 정부는 3월8일에서야 베르가모에 위치한 소도시 코도뇨 일대를 ‘레드존’으로 지정하고 봉쇄를 시작한 바 있다.
베르가모 지방검찰은 이번 조사에서 베르가모 주요 지역에서 코로나19가 확산 되기 시작되고 한 달이 지난 3월8일까지 봉쇄 조처를 늦춘 이유를 파악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아틸리오 폰타나 주지사와 줄리오 갈레라 주 보건장관을 불러 조사도 했다. 폰타나 주지사 등은 조사에서 “연방정부가 결정하지 않는 한 주정부 차원에서 특정 지역의 봉쇄를 결정할 순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주세페 콘테 총리는 기존에 “롬바르디주가 원했다면 해당 지역을 더 빠르게 봉쇄했을 것”이라고 한 바 있어, 책임을 둘러싼 공방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오는 12일 로베르토 스페란차 보건장관과 루치아나 라모르게세 내무장관 등 관계 부처 장관은 물론 콘테 총리 등을 대상으로 이번 주에 정부의 방역 실패 경위를 조사한다는 계획이다. 이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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