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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금괴 팔아치울까…이탈리아 포퓰리즘 정부 중앙은행 금에 눈독

등록 2019-02-12 16:21수정 2019-02-12 20:12

살비니 부총리 “이탈리아은행 금은 이탈리아인들 자산”
재정적자 보전 위한 매각 가능성에 “흥미로운 아이디어”
세계 3위 금 보유국…재정적자 비율은 130% 넘어 ‘유혹’
이탈리아 정부가 중앙은행이 보유한 세계 3위 규모의 금 보유고에 대한 처분권을 넘겨받아 재정적자를 메꾸는 데 쓸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통화 가치 안정과 최악의 지급 불능 사태에 대비하기 위한 중앙은행의 금을 적자 보전에 쓸 수 있다는 발상에 ‘역시 포퓰리즘 정부’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탈리아 <안사> 통신은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내무장관이 11일 중앙은행인 이탈리아은행의 금 보유고에 대해 “그것은 다른 사람이 아닌 이탈리아인들의 자산”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살비니 부총리의 발언은 원론적으로 들릴 수도 있지만, 연립정부를 구성하는 ‘동맹’과 오성운동 쪽이 중앙은행 금 보유고를 재정으로 쓸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왔기 때문에 주목을 받는다. 코미디언 출신으로 포퓰리즘 정당인 오성운동을 만든 베페 그릴로는 지난해 9월 중앙은행의 금을 팔 수 있다며 “돈이 없다는 얘기는 그만하자. 왜 국가가 아니라 시민들이 목걸이를 팔아야 하느냐”고 했다. 이탈리아 신문 <라 스탐파>는 정부가 재정적자를 메꾸거나 2020년 예정된 부가가치세 인상을 피하려고 중앙은행의 금을 매각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살비니 부총리는 금 매각 계획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흥미로운 아이디어”라고 말했다.

이탈리아 정부 쪽에서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침해하는 발상을 내놓는 것은 이탈리아은행을 압박하려는 노림수도 있다. 살비니 부총리 등은 시중은행들의 부실 채권 문제가 심각해진 데는 중앙은행의 책임이 크다며 총재 교체를 공공연히 말하고 있다. 반면 조반니 트리아 경제장관은 중앙은행의 독립성은 지켜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각국 중앙은행들은 1971년 미국의 금태환 중지 선언으로 금본위 제도가 막을 내린 뒤로도 금을 주요 외환보유고로 삼아왔다. 금융시장의 혼란 가능성에 대비하고 화폐 가치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국가가 지급 불능 상태에 빠지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는 측면도 있다. 세계금협회는 지난해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 규모가 1971년 이래 최대였다고 밝혔다. 중앙은행들이 보유한 금은 3만3800톤으로, 전세계에 존재하는 금의 20%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각국 중앙은행들은 금 보유고를 비밀에 부치기 때문에 추정치만 거론된다. 이탈리아은행의 금 보유량은 2452톤으로 미국과 독일에 이어 세계 3위로 추산되고 있다. 이탈리아 정부의 부채 비율은 국내총생산(GDP)의 130% 이상으로, 유럽연합(EU)에서 그리스 다음으로 높다. 이탈리아 정부는 과거에도 중앙은행이 보유한 금에 세금을 매기거나 금 보유고의 일부를 매각하는 것을 검토하다가 유럽연합 차원의 반발을 산 바 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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