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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피사의 사탑은 오뚝이? 기울기 4㎝ 줄었다

등록 2018-11-22 11:41수정 2018-11-22 20:10

기운 반대쪽 지반 깎아 다지는 공법으로
1993년부터 2001년까지 안정화 작업

“앞으로도 200년은 더 버틸 것” 기대
이탈리아 토스카나주에 있는 피사의 사탑 전경. 출처 위키피디아
이탈리아 토스카나주에 있는 피사의 사탑 전경. 출처 위키피디아
피사의 사탑은 오뚝이인가?

갈릴레이의 자유낙하 실험설로 유명한 이탈리아 ‘피사의 사탑’이 21세기 들어 매우 느린 속도로 약 4㎝가량 기운 정도가 줄었고 안정성도 예상보다 양호한 상태로 확인됐다고 21일 <안사>(ANSA) 통신 등 외신들이 전했다. 이탈리아 정부를 비롯한 문화유산 단체와 학계가 1993~2001년 사탑이 더 기울어지는 것을 막으려 집중적으로 노력한 결과가 열매를 맺고 있다는 것이다.

이후 17년째 사탑의 안정성과 보존 상태를 면밀히 관찰해온 지반공학 전문가 눈치안테 스리아 피사대 교수는 “사탑이 매년 평균 0.5㎜가량 기울어왔는데 안정화 작업 덕분에 기울기가 되레 감소했다”며 “기대했던 것보다 더 좋은 결과”라고 말했다.

사탑 관리 그룹을 이끄는 고고학자인 살바토레 세티스 교수는 <시엔엔>(CNN) 방송에 “기울기 감소가 영원히 지속되진 않겠지만 (이번 결과는) 매우 의미심장하다”며 “우리는 피사의 사탑이 앞으로도 최소 200년은 더 버틸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의 좋은 근거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사탑의 기울기를 줄이는 작업의 기본 원리는 지반의 평형 다지기다. 세티스 교수는 “기술적으로는 매우 복잡한 작업이었지만 개념은 이해하기 쉽다”며 “탑이 남쪽으로 기울고 있으므로 탑 기단 북쪽 바닥의 흙과 모래를 긁어내 탑 자체의 무게로 그 빈 공간을 채우고 기울기를 회복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피사의 사탑은 이탈리아 토스카나주 피사의 대성당에 딸린 종탑으로, 높이 58.5m, 무게는 1만4500t에 이르는 대리석 건축물이다. 12세기 말 착공과 건설 당시엔 수직이었으나 13세기 초에 기울어짐이 발견된 이후 지금까지 800년 동안이나 수차례 보강 공사가 이뤄지면서 쓰러지지 않고 버티고 있다. 현재 기울기는 약 5.5도, 꼭대기 중심의 기울어진 길이는 거의 4미터에 이른다.

세계 건축사의 불가사의로 꼽히는 이 사탑을 구경하려고 매년 수십만명이 찾고 있는데, 1990년부터는 붕괴 우려가 커지면서 입장이 금지됐다. 이탈리아는 국제 전문가들로 보수팀을 꾸려 11년 동안 탑을 강철 케이블로 고정한 뒤 지반 강화 작업을 해 안정시킨 후 2001년 11월 일반에 재공개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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