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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르펜 “프랑스 퍼스트”…트럼프 뺨친 극우몰이 본격화

등록 2017-02-06 15:53수정 2017-02-06 21:06

주말 리옹 출정식서 144개 공약 선봬
EU탈퇴, 공안 강화, 초강경 반이민 등
“세계화·이주는 쌍둥이 악” 극한 반감
마크롱 “르펜은 ‘자유·평등·박애’ 배반”
프랑스 대선 선두 주자인 극우 성향의 마린 르펜 국민전선 대표가 5일 리옹에서 “프랑스 퍼스트”를 내세운 연설을 하고 있다. 리옹/AP 연합뉴스
프랑스 대선 선두 주자인 극우 성향의 마린 르펜 국민전선 대표가 5일 리옹에서 “프랑스 퍼스트”를 내세운 연설을 하고 있다. 리옹/AP 연합뉴스
“불가능했던 게 가능해졌다. 프랑스 퍼스트다.”

오는 4월 치러질 프랑스 대선의 선두 주자인 극우 성향의 마린 르펜(48) 국민전선 대표가 주말 연휴인 4~5일 이 나라 제2의 도시 리옹에서 대선 출정식을 열고 ‘프랑스 우선주의’를 선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세운 ‘아메리카 퍼스트’의 프랑스판이다. 대선 유력주자로 급부상한 자유주의 개혁 후보 에마뉘엘 마크롱(39·전진) 후보도 5일 이 도시에서 대규모 선거유세를 펼치며 르펜의 극우 포퓰리즘을 견제했다.

르펜은 5일 약 3000명의 열성 지지자들이 모인 연설에서 “세계화, 이슬람 근본주의, 그리고 유럽연합이라는 폭군들로부터 프랑스를 해방시키고 프랑스를 최우선에 놓겠다”고 약속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 등 현지언론들이 전했다.

5일 프랑스 리옹에서 마린 르펜 국민전선 대표가 “프랑스 퍼스트”를 내세운 연설을 하는 동안 지지자들이 프랑스 국기를 흔들며 호응하고 있다. 리옹/AP 연합뉴스
5일 프랑스 리옹에서 마린 르펜 국민전선 대표가 “프랑스 퍼스트”를 내세운 연설을 하는 동안 지지자들이 프랑스 국기를 흔들며 호응하고 있다. 리옹/AP 연합뉴스
르펜은 전날에도 ‘프랑스 국민에게 드리는 144개 약속’을 공개하며 어느 때보다도 거칠고 강경한 극우 민족주의 정서가 넘치는 발언들을 쏟아냈다. 특히, 유럽연합 탈퇴 국민투표, 국제무역협정 탈퇴, 범죄에 대한 무관용, 반세계화, 경찰력 증강 등 극단적 처방들이 눈길을 끌었다. 불법이주자 추방, 연간 이민자 수용 80% 감축, 외국인 노동자 특별과세, 무상교육과 의료보장 등 보편적 복지서비스에서 이주자 권리 제약 등 노골적인 ‘반이민 정책’들도 다수 포함됐다.

르펜은 “다른 나라들이 우리에게 길을 보여주고 있다”며 “그 나라들의 각성은 역사적이며 한 시대의 종말을 나타낸다. 역사의 바람이 바뀌고 있다”고 선언했다. 영국의 브렉시트(유럽연합 탈퇴)와 미국 트럼프 정부의 미국 우선주의를 프랑스의 미래로 제시한 것이다. 그는 “좌-우 사이의 낡은 이분법은 끝났으며, 애국자와 글로벌리스트의 새로운 전쟁이 시작됐다. 세계화와 이주는 프랑스의 정체성과 번영을 파괴하는 쌍둥이 악마’”라며 극도의 반감을 드러냈다. “아래로부터의 세계화는 대량 이주를 낳았고, 위로부터의 세계화(국제 금융)는 프랑스 시민에게 부당한 긴축을 강요했다”는 것이다.

프랑스 대선의 유력 주자로 급부상한 신생정당 앙마르셰(전진)의 에마뉘엘 마크롱(39) 대표가 4일 리옹에서 지지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리옹/AFP 연합뉴스
프랑스 대선의 유력 주자로 급부상한 신생정당 앙마르셰(전진)의 에마뉘엘 마크롱(39) 대표가 4일 리옹에서 지지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리옹/AFP 연합뉴스
앞서 4일 마크롱 후보는 8000여명의 청중 앞에서 르펜의 극우몰이를 겨냥해 “오늘 어떤 이들은 ‘인민의 이름’으로 말하는 것처럼 가장하지만 실은 자신들을 위해 말하는 복화술사일 뿐”이라며 “르펜의 국민전선은 반유로, 반이민을 내세워 ‘자유·평등·박애’라는 프랑스의 이상을 배반한다”고 비판했다.

마크롱은 또다른 경쟁자인 브누아 아몽 사회당 후보가 기본소득 재원 마련과 저숙련 직종 보호를 위한 ‘산업용 로봇 과세’를 약속한 것을 겨냥해 “마차 제조공과 물장수가 사라졌듯, 일부 직업은 사라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자신의 실용주의적 면모를 부각하며 사회당과의 차별화를 시도한 것이다.

오는 4월23일 1차 투표를 앞둔 프랑스 대선 판도는 르펜과 선두를 다투던 프랑수아 피용 후보(공화당)가 가족 채용 비리로 사퇴 압박에까지 몰리면서 ‘르펜-마크롱’ 2강 구도에 아몽이 맹추격하는 양상이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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