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유럽

오스트리아 ‘난민의 아들’ 대통령 당선

등록 2016-12-05 17:19수정 2016-12-05 21:52

4일 결선에서 판데어벨렌 전 녹색당 대표 승리
지난 4월 1위 ‘반난민·반EU’ 극우 돌풍 잠재워
“빨강-하양-빨강 국기는 유럽에 희망·변화 상징”
연정 양대 정당 맥 못춰…기득권 정치 불신 확인
4일 치러진 오스트리아 대선 결선 투표에서 극우정당 후보를 꺾은 알렉산더 판데어벨렌(72·가운데) 전 녹색당 대표가 부인 도리스 슈미다워(왼쪽 옆) 및 지지자들과 함께 오스트리아 삼색국기 바탕에 ‘우리의 대통령’이라고 쓰인 카드를 들고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빈/AFP 연합뉴스
4일 치러진 오스트리아 대선 결선 투표에서 극우정당 후보를 꺾은 알렉산더 판데어벨렌(72·가운데) 전 녹색당 대표가 부인 도리스 슈미다워(왼쪽 옆) 및 지지자들과 함께 오스트리아 삼색국기 바탕에 ‘우리의 대통령’이라고 쓰인 카드를 들고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빈/AFP 연합뉴스
유럽 최초의 극우정당 대통령은 나오지 않았다. 4일 치러진 오스트리아 대선 결선 투표에서 알렉산더 판데어벨렌(72) 전 녹색당 대표가 예상을 깨고 극우 성향의 노르베르트 호퍼(45) 자유당 후보에 승리를 거뒀다. 반이민을 강조하는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유럽에서 극우 세력이 더욱 기세를 올리는 듯한 분위기에서 오스트리아가 최소한의 방파제 역할을 한 셈이다.

유럽 주요 언론들은 “유럽 대륙의 중도파 지도자들은 오스트리아 유권자들이 반이민과 유럽 냉소주의 후보를 거부한 것에 안도했다”(<아에프페>(AFP) 통신), “친유럽 국제감각을 갖춘 후보가 당선한 결과에 유럽 대다수 지도자들이 내쉰 안도의 한숨 소리가 매우 컸다”(<비비시>(BBC) 방송)고 보도했다.

5일 오전 오스트리아 연방정부가 웹사이트에 공개한 중간개표 결과를 보면, 판데어벨렌 후보가 51.7%를 득표해 호퍼 후보(48.3%)를 따돌렸다. 투표율은 64.6%였다. 현지 여론조사 기관들은 6일 개표 예정인 약 50만표의 부재자 투표 결과까지 합산하면 둘의 득표율이 53.3% 대 46.7%로 차이가 더 벌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에이피>(AP) 통신은 전했다.

판데어벨렌 후보는 당락 윤곽이 드러난 4일 저녁 “오늘 우리는 빨강-하양-빨강(오스트리아의 3색국기)을 오스트리아가 유럽연합 모든 나라들에 보내는 희망과 변화의 상징으로 보고 있다고 말해도 과장이 아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반면, 여론조사에서 줄곧 선두를 달려 승리를 낙관했던 호퍼 후보는 페이스북에 “믿기지 않을 만큼 슬프다. 판데어벨렌의 승리를 축하하며, 오스트리아 모든 국민이 함께 단결하기를 바란다”는 글을 올려 패배를 인정했다.

경제학자인 판데어벨렌은 본인이 ‘난민의 자식’을 자처하는 이민자 2세다. 그의 부모는 스탈린 체제의 옛소련에서 독일을 거쳐 오스트리아로 각각 넘어온 러시아와 에스토니아 출신 난민이었다.

앞서 지난 4월 과반 득표자가 없었던 대선 1차 투표에선 호퍼 후보가 반난민·반유럽연합 정서를 등에 업고 1위(35.1% 득표)를 차지해 오스트리아뿐 아니라 유럽 주변국에도 충격을 줬다. 유럽 대다수 나라들처럼 오스트리아도 총리가 실세인 내각제 국가이긴 하지만, 올해 대선 결과는 2018년 치러질 총선의 향방을 엿볼 수 있는 민감한 풍향계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라 유럽 최초의 극우정당 소속 대통령이 선출될 경우 그 상징성이 큰데다 주변국인 프랑스와 독일 등의 극우정당에도 힘을 실어줄 수 있었다.

이번 오스트리아 대선에선 세계적으로 기성 정치에 대한 대중의 실망과 분노가 깊다는 사실도 거듭 확인됐다. 현재 대연정을 구성하고 있는 양대 정당인 중도좌파 사회당과 중도우파 국민당은 지난 4월 1차 투표에서 둘 다 11%를 겨우 넘기는 득표율로 4·5위에 머물렀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