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사민당 당수 사퇴…대연정 ‘휘청’
당수가 민 후보대신 35살 좌파 ‘사무총장’ 뽑아
프란츠 뮌터페링(65·사진) 독일 사민당(SPD) 당수가 11월에 열릴 당수선거에 나가지 않는 것은 물론, 부총리 겸 노동부 장관으로 내정된 내각 참여에도 “부정적”이라고 지난달 31일 밝혔다. 이에 따라 기민당(CDU)·기사당(CSU) 연합과의 대연정에도 파장이 미칠 전망이다. 뮌터페링 당수는 이날 당 45인 지도부가 자신이 민 후보 대신에 좌파계열의 안드레아 날레스(35)를 사무총장으로 뽑자 “이런 상황 아래서는 더 이상 당수를 할 수 없다”며 다음달 14일 당수선거에 나가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대연정에도 참가할지 말지를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날레스는 당 청년조직의 지도자로서 당내 좌파의 지도자로 부각했다. 뮌터페링의 사임 발표는 그동안 중도좌파인 사민당과 우파인 기민·기사당 연합과의 사이에서 당원들을 설득해 연정 합의를 이끌어 냈으나, 당내 개혁정책의 비판세력을 이끌고 있는 좌파 사무총장과 정책 조율에 어려움을 예상한 때문으로 분석된다.
퇴임을 앞둔 슈뢰더 총리는 이와 관련해 당내 개인들의 야망이라고 비판하면서 대연정이 무산돼서는 안된다고 경고했고 앙겔라 메르켈 다음 총리도 “연정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으나, 사정은 정반대다. 경제 장관에 지명된 에드문트 슈토이버 기사당 당수는 “연정의 초석이 무너졌으며, 우리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연정에 불참할 뜻을 시사했다. 야당들조차도 대연정이 안정적인 정부를 구성할 수 없다며 새로운 선거를 치를 것을 요구하고 나서는 등 독일 정국이 다시 혼란 속에 빠져들고 있다. 우웨 안데르슨 보쿰 루르대 교수는 뮌터페링의 사임은 “사민당 뿐만 아니라 연정 협상에도 정치적인 지진”이라고 평했다.
김학준 기자, 외신종합 kimh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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