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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프랑스 신부 살해범, ‘전자팔찌 가택연금’ 뚫고 잔혹극

등록 2016-07-27 17:06수정 2016-07-27 17:06

지난해 두 차례 시리아 IS 가담 실패 전력
26일(현지시각) 프랑스 북부 루앙시 인근의 생테티엔 뒤 루브래 성당에서 한 시민이 꽃을 내려놓고 있다. 전날 이 성당에서는 이슬람국가(IS) 추종자 소행의 인질극이 일어나 당시 미사를 보고 있던 자크 아멜 신부가 숨지고 신도 1명이 크게 다쳤다. 루앙/EPA 연합뉴스
26일(현지시각) 프랑스 북부 루앙시 인근의 생테티엔 뒤 루브래 성당에서 한 시민이 꽃을 내려놓고 있다. 전날 이 성당에서는 이슬람국가(IS) 추종자 소행의 인질극이 일어나 당시 미사를 보고 있던 자크 아멜 신부가 숨지고 신도 1명이 크게 다쳤다. 루앙/EPA 연합뉴스
26일 오전 프랑스 노르망디 지역의 한 성당에서 미사 중이던 가톨릭 신부를 끔찍하게 살해한 뒤 사살된 범인 2명중 한 명은 이전에 두 차례나 시리아에 잠입하려다 실패해 프랑스 보안당국의 감시를 받고 있던 인물로 확인됐다.

프랑스 수사당국은 이날 사살된 범인 중 신원이 확인된 아델 케르미슈(19)가 지난해 두 차례 시리아에 들어가려다 적발돼 전자팔찌를 차고 가택연금 상태로 감시를 받던 인물이라고 밝혔다고 <프랑스24> 등 현지 언론이 전했다. 다른 한 명의 공범은 아직 신원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케르미슈 주변 친구들의 말을 종합하면, 그는 원래 평범한 10대였으나 지난해 1월 파리에서 풍자잡지 <샤를레 에브도> 테러 사건 이후 급속하게 이슬람 급진주의에 빠져든 것으로 보인다. 두달 뒤인 지난해 3월 형의 신분증을 도용해 시리아로 가 이슬람국가(IS)에 가담하려 했으나, 독일에서 경찰에 붙잡혀 프랑스로 송환됐다.

이어 지난해 5월에도 스위스를 거쳐 또다시 시리아로 잠입하려다 터키에서 붙잡혔다. 프랑스로 재송환된 그는 올해 3월까지 10개월간 수감됐다가 위치 추적 전자팔찌 부착을 조건으로 석방되면서 오전 몇시간만 외출을 허용하는 가택연금 조처가 부과됐다. 케르미슈는 외출 허용시간대인 오전 9시25분께 살해극을 벌였다. 프랑수아 몰랭 검사는 기자회견에서 “범인의 외출 허용 시간인 매일 오전 몇 시간동안은 위치추적 전자팔찌가 비활성화 상태로 전환된다”고 설명했다.

케슈미르의 학교 시절 한 친구는 “그가 구금된 뒤부터 지인들의 이성적 대화에 귀를 닫았다”며 “그에게 말을 걸 때마다 쿠란 구절을 암송하는 것으로 답하곤 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들에게 숨진 아멜(86) 신부는 성당이 있던 생테티엔 뒤 루브래에서 태어나 28살 때 사제 서품을 받은 뒤, 줄곧 이곳에서 사제로 지내왔다. 그는 10년 전 은퇴한 뒤에도 성당과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하는 차원에서 계속 미사를 집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신도는 “신부님은 평생을 헌신한 분”이라며 “언제나 활기찼고 누구에게나 친절하게 대했다”고 <가디언> 인터뷰에서 말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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