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길 주차 트럭서 20~50구 주검 발견
난민 대응책 논의하던 유럽 사회 발칵
난민 대응책 논의하던 유럽 사회 발칵
오스트리아 고속도로에서 냉장식품 트럭에 실려 있는 수십 구의 난민 주검들이 발견됐다.
오스트리아 경찰은 27일 오후 오스트리아 동부 파른도르프 지역 인근의 A4 고속도로 갓길에 주차돼 있던 헝가리 번호판의 7.5t 냉장식품 트럭에서 20~50구에 이르는 주검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등 외신들이 전했다. 해당 지역은 헝가리에서 오스트리아로 들어가는 길목으로, 서유럽행 난민들이 몰리는 곳 중 하나다. 오스트리아와 헝가리 경찰 당국은 트럭 운전사의 신원과 행적을 쫓고 있다고 오스트리아 총리실이 밝혔다. 이들 난민의 사망 경위는 즉각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주검들이 발견된 초기 정황으로 미루어 질식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오스트리아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오스트리아 경찰은 기자들의 현장 접근을 통제했으며, 주검들은 더운 날씨 탓에 신원 파악은 물론이고 주검의 수를 헤아리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고 <에이피>(AP) 통신이 현지 경찰 책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트럭은 전날 버려진 것으로 추정되며 뒷문은 열려있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충격적인 소식은 마침 그 시각 오스트리아 수도 빈에서 유럽의 난민 유입 문제 대응책을 논의하던 독일과 발칸반도 국가들의 정상회담 자리에도 즉각 보고됐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우리는 끔찍한 뉴스에 충격을 받았다”며 “이 사건은 이주난민 문제를 ‘유럽의 정신’, 즉 ‘연대의 정신’에 입각해 신속히 헤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점을 되새기게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지중해에서 이탈리아 해군에 구조된 난민선에서 질식사한 주검들이 무더기로 발견된 적은 있으나, 육상의 차량에서도 유럽행 난민들로 추정되는 주검들이 발견되기는 처음이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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