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저터널 입구서 영국행 시도
프랑스 경찰, 난민 200여명 체포
단속과정 쫓고 쫓기고 ‘아수라장’
양국, 대응문제 싸고 갈등 번져
프랑스 경찰, 난민 200여명 체포
단속과정 쫓고 쫓기고 ‘아수라장’
양국, 대응문제 싸고 갈등 번져
28일 밤 12시가 다 된 시각, 프랑스 북부도시 칼레. 이 곳에서 영국으로 통하는 해저터널인 유로터널의 터미널 앞은 컴컴한 어둠 속에서 도망치는 사람과 쫓아내는 사람의 몸싸움, 경찰차 경광등 불빛과 고함이 뒤엉켜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터널을 통해 영국으로 밀입국을 감행하려던 난민 2000여명이 유로터널 진입구로 한꺼번에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공식 명칭이 ‘채널 터널’(해협 터널)인 이 터널의 민간 운영업체인 유로터널의 대변인은 영국 <가디언>에 “자정 직전에 시작된 밀입국 시도와 저지가 밤새도록 계속됐다”며 “난민들은 항만 울타리를 부수고 넘어 터미널로 가서 영국행 트럭과 기차에 올라타려 했다”고 말했다.
이날 밤 소동으로 다음날 아침까지 유로터널이 폐쇄돼 극심한 교통정체와 물류난을 빚었다. <프랑스24> 방송은 이날 칼레시 당국의 한 관리의 말을 인용해 “이번 사건은 지금까지 이 곳에서 있었던 밀입국 시도 중 최대 규모”라며, 현장에서 약 200여명이 경찰에 체포됐다고 전했다.
한꺼번에 밀입국을 시도한 난민들은 대부분 리비아, 시리아 등 분쟁과 빈곤으로 얼룩진 아프리카와 중동 출신 이주자들이다. 최근 몇년새 칼레 항만에는 임시천막촌 생활을 하면서 영국으로 불법이주를 시도하는 난민들이 급증하는 추세다. 난민들이 영국 밀입국을 시도하는 이유는 그런대로 영어 소통이 가능한데다 영국에서 일자리 얻기가 더 쉽다고 판단해서다. 그러나 영국과 프랑스는 불법이주 난민들을 수용하지 않고 서아프리카 등 제3국으로 되돌려 보낸다는 방침이다.
유로터널 난민 밀입국 문제는 영국과 프랑스간 갈등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나타샤 부샤르 칼레 시장은 영국이 난민 문제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으면 항구를 폐쇄해 버리겠다고 경고해 왔으며, 프랑스 내무부도 최근 양국간 정보 교류와 경비인력 및 장비 공유가 안되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프랑스24> 방송이 전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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