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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아르메니아 학살’ 100년만에 첫 추모행사 연다지만……터키, ‘인종학살’ 표현 여전히 거부

등록 2015-04-21 20:12수정 2015-04-21 21:12

교황·EU ‘인종학살’ 잇단 인정 불구
총리 성명 “아픔 공유” 메시지 그쳐
아흐메트 다우토을루 터키 총리가 아르메니아 학살 100주년을 맞아 아르메니아인들과 “아픔을 나눈다”는 성명을 발표하고 터키에서 처음으로 추모 행사를 열겠다고 밝혔다.

다우토을루 총리는 19일 발표한 성명에서 “우리는 1915년에 추방돼 목숨을 잃은 오스만제국 시대의 아르메니아인들을 정중하게 기억하며, 그들의 후손들과 아픔을 나눈다”고 말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 등이 전했다. 총리는 또 오는 24일 100년 만에 처음으로 추모 행사가 이스탄불에서 개최될 것이라고 말했다. 터키 총리의 이날 성명은 학살 100주년을 앞두고 이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아르메니아와 화해할 뜻을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다우토을루 총리는 아르메니아인 추방이 있었다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여전히 ‘인종학살’(Genocide)이란 용어 사용은 거부했다.

1차 세계대전 기간이던 1915~1918년 오스만제국은 아르메니아인들을 집단 학살했다. 당시 러시아가 오스만제국을 침공하자 독립을 갈망하던 일부 아르메니아인(기독교도)들이 러시아 군대에 가담한 것이 빌미가 됐다. 1915년 4월24일부터 오스만제국은 제국 내에 살고 있던 18~50살 아르메니아인 남성을 모두 강제 징집했으며 이들 대부분은 군사훈련과 공사 현장에 동원돼 과중한 노동과 질병, 기아 등으로 숨지거나 사살됐다. 이 외에도 많은 아르메니아인들이 시리아로 강제 이주당하는 과정에서 추위와 굶주림으로 숨졌다.

아르메니아 쪽은 당시 최대 150만명의 아르메니아인들이 학살과 추방을 당했다고 주장했지만 터키는 이는 양쪽 모두 고통을 당한 내전이었다며 ‘인종학살’은 없었다고 주장해 왔다. 터키와 아르메니아는 아직 외교관계를 수립하지 않고, 국경도 개방하지 않고 있다.

지난 12일 프란치스코 교황은 바티칸 성베드로 성당에서 열린 아르메니아 학살 100주년 추모 미사에서 “20세기 최초의 인종학살로 여겨지는 비극을 아르메니아인들이 겪었다”며 “그들을 기억하는 것은 의무”라고 말했다. 격분한 터키 정부는 주터키 바티칸 대사를 외교부로 불러 해명을 요구하고 주바티칸 터키대사를 소환했다.

하지만 지난 15일 유럽의회가 터키에 인종학살을 인정하라는 결의안을 채택한 데 이어 독일 정부도 이 사건을 ‘인종학살’로 부르기로 했다. 슈테펜 자이베르트 독일 정부 대변인은 24일 연방의회에서 이 사건 100주년을 기념해 표결을 거쳐 채택할 결의안 문구에 ‘인종학살’ 단어를 쓰는 데 동의한다는 정부의 공식 견해를 20일 밝혔다.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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