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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프랑스·스페인 선거서 집권당 ‘쓴잔’…정치 격변 예고

등록 2015-03-23 20:38수정 2015-03-23 21:40

중간평가로 보는 이번 지방선거
경기침체·이주자 문제 등 불만
집권당, 소수정당에도 고배
22일 치러진 프랑스와 스페인의 지방선거에서 좌우를 막론하고 집권당이 전통적인 경쟁당뿐 아니라 소수 정당에도 뒤지며 고배를 마셨다. 프랑스 집권 사회당은 우파 야당들의 기세에 눌렸고, 스페인에선 보수 국민당이 좌파 야당들에 맥을 못 췄다. 집권당들의 패배는 좀체 풀리지 않는 경기침체와 높은 실업률, 이주자 문제 등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중간평가로 여겨지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두 나라 집권당의 부진은 또 한차례 정치지형의 격변 가능성을 예고한다.

프랑스의 101개 데파르트망(우리나라의 ‘광역 시·도’에 해당하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치러진 이번 지방선거 1차 투표에서,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이 이끄는 우파 대중운동연합이 29%의 득표율로 극우 정당인 국민전선(25%)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전했다. 선거 전 여론조사에서 두 정당은 간발의 차이로 1, 2위를 다퉜다.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이 이끄는 집권 사회당 연정은 21.5%의 득표율로 3위에 그쳤다.

유럽연합 탈퇴와 배타적 이민정책을 공언해온 마린 르펜 국민전선 대표는 이번 선거에서 제1당을 차지해 2017년 대선의 유력주자로 발돋움하려던 구상에 차질을 빚게 됐다. 마뉘엘 발스 총리(사회당)는 “오늘 선거에서 극우 정당이 선전했지만 프랑스를 이끌 정당은 아니다”라며, 유권자들에게 오는 29일 캉통(기초지자체) 단위의 2차 지방선거에서 좌파당(사회당)이나 우파당(대중운동연합)을 지지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발끈한 마린 르펜 대표는 발스 총리의 사임을 요구했다.

스페인의 안달루시아주 지방선거에선 제1야당인 사회당이 35.4%의 득표율로, 집권 국민당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보수 국민당은 2012년 선거 득표율 40%에 크게 못 미치는 26.7%의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긴축 및 신자유주의 반대’를 내걸고 지난해 1월 출범한 신생 좌파정당 포데모스는 14.8%를 득표하며 3위에 오르는 저력을 과시했다. 두 거대 정당의 벽을 넘진 못했지만, 오는 11월 총선에서 약진할 가능성을 보여주기엔 충분했다. 뒤로 질끈 묶은 말총머리가 상징인 파블로 이글레시아스(36) 포데모스 대표는 트위터에 “안달루시아여, 첫발을 내딛게 해주어 고맙습니다. 우린 계속 전진할 것입니다”라는 인사말을 올렸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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