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보도…정부, 공감대 형성
나토 지휘부도 지지 뜻 밝혀
러시아, 아직 공식 반응 없어
나토 지휘부도 지지 뜻 밝혀
러시아, 아직 공식 반응 없어
미국이 우크라이나 정부군에 무기 제공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아직 최종결정을 하진 않았지만, 오바마 행정부 안에선 그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1일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러시아 <타스> 통신도 <뉴욕 타임스> 보도를 즉각 주요 뉴스로 전했다.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에서 정부군과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이 1년 가까이 교전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사태에 미국이 더 깊숙이 개입하게 되면 러시아와의 직접 충돌이 격화하는 등 사태가 더 꼬이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우크라이나는 천연가스 등 지하자원이 풍부한데다 유럽과 러시아의 경계에 위치한 지정학적 요충지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지휘부는 군사 지원을 기정사실화한 분위기다. 먼저 필립 브리드러브 나토 유럽연합군 사령관이 우크라이나 정부군에 방어용 무기와 군수장비를 제공하는 방안을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다. 마틴 뎀프시 미군 합참의장과 최근 이임한 척 헤이글 전 미국 국방장관은 일찍부터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주장해왔다.
미 행정부도 외교적 해결을 원칙으로 하되 군사 지원도 배제하지 않는 쪽으로 흐름이 급변했다. 존 케리 국무장관은 오는 5일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무기 제공까지 포함한 우크라이나 사태 대응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그동안 ‘치명적 무기’ 지원에 반대해온 수전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이 문제를 전향적으로 재고하는 쪽으로 돌아섰다고 한다.
지금까지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레이더, 개인방호장비, 야간투시경, 응급구호품 등 비살상용 장비들을 제공해왔다. 최근엔 유럽연합이 러시아 경제제재를 6개월 연장했다. 그럼에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사태 개입이 계속되자 대응 수위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미국의 전직 안보 관리들도 “러시아를 제지하기 위해 서방은 (우크라이나에) ‘치명적 방어 무기’를 포함한 직접적 군사 지원을 지금보다 훨씬 많이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거들고 나섰다. 2일 발간되는 <우크라이나 독립 보존, 러시아 공격 저지: 미국과 나토가 해야 할 일>이란 제목의 민간 싱크탱크 보고서에서다. 이 보고서는 “미국이 앞장서면 발트3국과 폴란드, 영국, 캐나다 등도 무기를 제공할 것”이란 관측도 곁들였다.
‘치명적 방어 무기’라는 어색한 표현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의 강한 반발은 불보듯 뻔하다. 지역 분쟁이 국제 분쟁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대목이다. 러시아 정부는 아직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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