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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스페인 “긴축 반대” 대규모 시위

등록 2015-02-01 20:25수정 2015-02-02 08:34

신생 좌파정당 ‘포데모스’ 첫 주최
10만명 운집 “변화 위한 시간” 구호
성장률 1.4% 불구 실업률 24%
포데모스, 11월 총선서 집권 노릴듯
그리스 급진좌파가 일으킨 ‘긴축 반대’ 물결이 스페인에도 거세게 밀어닥쳤다.

31일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에서 신생 좌파정당 포데모스(Podemos·‘우리는 할 수 있다’는 뜻)가 주최한 ‘변화를 위한 행진’에 경찰 추산 10만명(주최쪽 추산 30만명)의 시민이 참여해 긴축 반대와 경제정의를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고 현지 일간 <엘파이스> 등 외신들이 전했다. 마드리드 시청 앞에서 도심 ‘푸에트라 델 솔(태양의 문)’ 광장까지 이어진 이날 행진에서 참가자들은 “그래, 우린 할 수 있다”,“지금 변화를” 같은 구호를 외쳤다. 펼침막엔 “모두에게 기본소득을”, “똑딱똑딱, 변화를 위한 시간이다” 같은 문구가 적혔다.

꼭 1년 전인 지난해 1월 창당한 포데모스의 파블로 이글레시아스(36) 대표는 시위 참가자들에게 “유럽에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우리는 진지한 꿈을 꾸고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특히 지난달 25일 그리스 총선 압승으로 출범한 시리자(급진좌파연합) 정부를 언급하며 “그리스에선 지난 6일 동안 이전의 여러 정부들이 수년 동안 했던 것보다 많은 일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시위에 참가한 호세 마리아는 <로이터> 통신에 “우리의 모든 걸 뺏아가는 정치인들을 쫓아내는 유일한 방법은 그들과 싸우는 것 뿐”이라며 “ 그들은 우리의 존엄성마저 앗아가려 하지만 그렇게 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빅토리아 가르시아는 “그리스가 우리에게 희망을 주었다”며 진홍색 포데모스 깃발의 물결 속에서 하늘색 그리스 국기를 흔들었다.

이날 행진은 포데모스가 처음으로 조직한 옥외 대중시위였다. 그리스 급진좌파 정당의 집권에 힘입어 스페인에서도 긴축 반대와 복지 회복을 내건 포데모스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올해 11월 총선에서 강력한 집권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스페인도 극심한 재정위기로 2012년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지원받았으며 혹독한 긴축과 구조조정 끝에 2013년 말 구제금융관리 체제에서 벗어났다.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1.4%로 7년새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여전히 23.7%에 이르는 높은 실업률과 서민경기 침체, 정치권의 부패 추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보수우파 국민당과 좌파 사회노동당의 양당 체제에 대한 실망과 염증도 포화 상태다. 포데모스는 최근 정당 지지율 여론 조사에서 1위에 오르면서 오는 11월 총선에서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집권 국민당의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는 이날 “불행히도 우리나라에 급진주의가 크게 유행하고 있다”며 포데모스에 대한 극도의 거부감과 경계심을 드러냈다. 그는 최근 “스페인 국민들이 포데모스를 지지하는 ‘러시안 룰렛(목숨을 건 도박)’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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