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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치프라스, 그리스 재무장관에 좌파경제학자 임명

등록 2015-01-28 19:58

그리스 좌파 경제학자 야니스 바루파키스
그리스 좌파 경제학자 야니스 바루파키스
재정지출 삭감·긴축정책 강력 비판
연정 파트너 카메노스 국방장관에
“긴축정책은 재정적 ‘물고문’(워터보딩)이다.”

유로존이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 조건으로 내건 극단적인 긴축 강요를 물고문에 빗댄 그리스 좌파 경제학자 야니스 바루파키스(53·사진)가 지난 25일 총선에서 승리해 집권한 시리자(급진좌파연합) 정부의 신임 재무장관에 임명됐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는 27일 새 내각의 주요 장관들을 임명하고 연립정부를 구성했다고 <그리크 리포터> 등 외신들이 전했다. 부총리에는 공산당 출신인 야니스 드라카사키스가 임명됐다. 그는 1989년 5개월간 경제부 차관을 지내 시리자에서 유일하게 관료 경험이 있다.

바루파키스 재무장관은 치프라스 총리가 공언해온 부채 탕감과 구제금융 재협상을 맨 앞에서 지휘할 중책을 맡게 됐다. 그는 영국 에식스대에서 박사 학위를 딴 뒤 영국 케임브리지대,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대, 그리스 아테네대 등에서 강의한 정치경제학자다. 현대자본주의의 구조적 갈등과 위기에 관한 여러 편의 책을 썼으며, 유럽연합의 재정지출 삭감과 긴축 정책을 강하게 비판해왔다.

바루파키스 재무장관은 총선 다음날 영국 <비비시>(BBC)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그리스 재정파탄의 여파를 최소화할 진정한 개혁, 합리적인 채무 재조정 등 서너 가지 계획안을 유로존에 가져갈 것”이라며 “그리스의 부채 상환을 경제 성장 상황에 연동시키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시리자가 주도하는 연정에 참여한 그리스독립당의 파노스 카메노스 대표는 국방장관을 맡았다. 그리스독립당은 민족주의 성향의 우파정당이지만 구제금융 재협상과 부채 탕감에 목소리를 높여왔다.

그러나 그리스 구제금융의 최대 채권국인 독일의 볼프강 쇼이블레 재무장관은 27일 “그리스 국민이 겪고 있는 고통은 유로존의 긴축 처방 때문이 아니라 지난 수십년간 그리스 정치지도자들의 정책 실패 탓”이라며 정반대의 시각을 보였다. 앞으로 치프라스 정부와 유로존 채권단과 정면충돌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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