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거쳐 중국 동남부 등으로
북-중-러 협력모델 등장 관심
북-중-러 협력모델 등장 관심
러시아가 북한의 나진항을 통한 석탄 수출을 처음으로 시작했다고 <모스크바타임스>와 항만업계지 <드레징투데이> 등이 최근 보도했다. 러시아 석탄이 북한의 항구를 거쳐 중국으로 수출되는, 북-중-러 경제협력 모델의 등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러시아 철도공사는 3월 말 러시아 중부 내륙 쿠즈바스 지역에서 채굴한 석탄 9t을 화물열차로 서시베리아 철도, 극동 철도, 하산, 두만강역을 거쳐 나진항으로 운반했다. 나진항의 본격 운영을 위해 나진-하산 간 열차 운행, 통관, 하역 등 각 단계를 최종 점검한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이 석탄은 동해를 거쳐 상하이, 롄윈강, 광저우 등 중국 동부·동남부 공업지대로 수출된다.
북한과 러시아는 나진-하산 구간 철도 50㎞ 구간을 지난 5년 동안 개보수했으며, 지난해 9월 재개통이 이뤄졌다. 나진항은 아시아 지역에서 최북단에 위치한 ‘부동항’으로, 이곳에 만들어진 ‘러시아 터미널’은 당분간 러시아산 석탄의 중국 동남부 수출 전용 부두로 쓰이게 된다고 <모스크바타임스>는 전했다. 나진항은 1990년대 말부터 중국 옌볜 지역의 민간기업을 중심으로 철도·도로로 연결하려는 다양한 시도가 이뤄졌다. 2002년엔 북-러 간 합의로 나진-하산 철도 공동조사사업이 실시됐다. 이후 투기자본이 대거 유입됐다가 도산이 속출하면서 이 지역 개발은 잠시 주춤했으나, 오래지 않아 북-중 간의 나선(나진·선봉)경제무역지대 개발과 북-러 간 교통·물류사업이 재개돼 진행중이다. 다만, ‘나선 개발’을 실질적으로 담당했던 장성택 전 노동당 행정부장이 처형되면서 중국 기업의 투자 환경이 위축된 사이, 러시아가 나진 지역에 한층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양새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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