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소치 겨울올림픽
오바마·메르켈 등 개막식 외면
동성애 선수 등 사절단 대표로 작가들은 공개 편지에서 “동료 작가와 언론인들이 그들의 생각을 소통하려는 시도만으로 기소를 당해 과중한 처벌을 무릅쓰거나 침묵을 강요받는 것을 지켜보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번 서한에는 노벨문학상 수상자 세 명이 참여했으며, 러시아의 유명 소설가이자 박경리 문학상을 받아 한국과도 인연이 있는 류드밀라 울리츠카야 등 30여개국 작가들이 이름을 올렸다. 이처럼 러시아 인권 탄압에 우려가 큰 상황에서 세계 정상들의 대처는 엇갈린다. 버락 오바마(맨 위 사진) 미국 대통령, 데이비드 캐머런(가운데) 영국 총리, 앙겔라 메르켈(아래) 독일 총리 등은 러시아의 인권 탄압에 사실상 항의하는 뜻을 담아 소치 겨울올림픽 개막식에 얼굴을 비치지 않는다. 반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 등은 개막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탈리아의 엔리코 레타 총리, 네덜란드 국왕과 마르크 뤼터 총리 등이 유럽에선 드물게 개막식 참석을 결정했다. <가디언>은 “겨울올림픽은 반드시 참석해야 하는 행사로 간주되지는 않는다”면서도 “(러시아가) 반동성애법 등의 논란을 지핀 게 서방 지도자 다수의 참석을 불발시켰다”고 짚었다. 하지만 국제올림픽위원회 토마스 바흐 위원장은 올림픽을 보이콧한 이들을 겨냥해 “별 돈 안 들이고 국제적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과시적 몸짓”이라고 비판했다. 러시아 정부의 행태에 대한 반발은 정상들의 개막식 불참으로만 표현되는 건 아니다. 미국 정부는 반동성애법에 대한 반대의 뜻으로 동성애자임을 공개한 두 명의 선수를 소치 사절단 대표에 넣었다. 노르웨이는 겨울올림픽에 이어 3월에 소치에서 열리는 장애인올림픽에도 동성애자임을 공개한 자국 장관 부부를 사절단 대표로 파견한다고 발표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사진 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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