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비 2배…푸틴·사업가 유착 의혹
동성애 처벌 법 제정도 논란거리로
동성애 처벌 법 제정도 논란거리로
소치 겨울올림픽 경기장 바깥에선 ‘치안 불안’ 말고도 올림픽을 둘러싼 잡음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당장 러시아 내부에선 소치가 ‘가장 비싼 올림픽’이란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 영국 <가디언>은 “이번 소치 올림픽은 510억달러(55조원)짜리로 역사상 어떤 여름올림픽이나 겨울올림픽보다 돈이 많이 들었다”고 짚었다. 게다가 이런 비용의 상당 부분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크레믈궁과 유착한 사업가들에게 돌아갔다는 불만이 크다.
러시아의 반푸틴·반정부 활동가로 한때 투옥됐다가 석방된 알렉세이 나발니는 새로 누리집을 열어 “러시아가 올림픽 경기장 10곳을 짓는 데 필요한 돈의 두배를 썼다”고 폭로했다. 그는 “소치에서 경쟁하는 것은 선수들뿐 아니라 관리들과 사업가들”이라고 비판했다.
러시아의 반동성애 법도 큰 논란거리다. 러시아는 미성년자에게 동성애를 권장하는 것을 처벌하는 법을 도입했다.
푸틴 대통령은 “동성애자들이 어린이들과 거리를 둔다면 겨울올림픽에서 어떤 위해도 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치 시장인 아나톨리 파호모프는 27일 영국 <비비시>(BBC)에 “동성애는 캅카스 지역에서 수용되지 않는다”라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하지만 러시아의 이런 법안이 동성애 혐오를 자극하고 있다는 비판이 세계에서 빗발치고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올림픽 메달 수상대에서는 어떤 정치적 발언도 허용되지 않지만, 기자회견에선 정치적 표현이 자유롭다는 다소 모호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동성애자 선수와 가족들도 소치 겨울올림픽에 참여하리라 예상되는 상황이라 첨예한 정치적 갈등이 생기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정세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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